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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페 거래소의 고민...자금세탁방지∙실명계좌
암호화폐 거래 제도화 기획 ③ 암호화폐 거래소 “혼자 하기에는 무리다”
김세진
등록일: 2019-09-30  수정일: 2019-09-30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이 통과되면 암호화폐 거래소는 수리를 위해 실명계좌 발급 신청과 동시에 자체 자금세탁방지(AML)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다. 하지만 현실적∙법적 문제가 상존해 특금법이 통과해도 대다수 암호화폐 거래소는 자체 AML 구축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금법 개정안에 따르면 AML 의무가 기존 은행에서 암호화폐 거래소로 넘어가는데다가 지난 6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안 발표로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AML 규정이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탓이다. 

 

개별 암호화폐 거래소, 자체 AML 구축 어렵다

개별 암호화폐 거래소 차원의 AML은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AML구축과 운영에 상당한 물적∙인적 자원이 투입되는 탓이다. 현 금융회사 수준의 AML은 △의심거래보고(STR) △고액현금거래보고(CTR) △제재목록확인으로 구성돼 한 암호화폐 거래소가 구축하기 유지하기에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STR은 위험이 의심되는 거래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해야 하는 의무다. 이때 위험을 판단하는 기준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회계사무소에 의뢰해야 하는데 비용 부담이 커 일반 금융기관들도 공동으로 의뢰해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TR은 1000만원 이상 고액 거래자를 대상으로 한다. 제재목록확인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공식 목록 및 사기업 목록에 포함된 인사를 비롯해 정치인, 언론에 부정적으로 노출된 인사들의 거래내역을 모두 보고해야 하는 의무다.


암호화폐 관련 STR 보고건수는 연 40만여건으로 추정된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18 회계연도 결산분석자료에 따르면 2018년 은행이 적발한 의심거래보고(STR) 건수는 97만여건으로 전년 대비 45만여건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은행 관계자는 “고액현금거래보고(CTR)는 지난해에 비해 비슷한 수준인데 비해 STR만 40만여건이 증가한 것은 암호화폐 열풍이 한몫 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가상화폐가 의심거래보고 건수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같은 규모에 비해 현재 국내 중소형 암호화폐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AML 시스템에서 발견되는 STR 건수는 월 수십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명계좌가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AML도 은행이 대부분 대행해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의 자체 AML이 실현가능한지는 사실상 검증된 바 없다. 복수의 암호화폐 거래소들에게 의심거래보고건수를 물었지만 대부분 공개가 어렵거나 “은행이 진행하고 있어 내부 데이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암호화폐 거래소 AML 자격도 명시 안돼

개별 암호화폐 거래소가 법적으로 AML을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다. 현 특금법 개정안에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AML을 수행할 수 있는 기관인지 명시돼 있지 않다.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에 AML을 진행하고 있는 은행 관계자는 “개별 암호화폐 거래소가 자격을 부여받지 않은 상태에서 은행이 수행하는 규모로 AML을 준수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이에 “트래블룰(Travel Rule)까지 시행령에 반영하면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트래블룰은 가상자산 취급업소에 대해 가상자산 송금∙수취 시 송금인과 수취인의 정보 수집 의무를 부과하는 규제항으로 특금법 이후 시행령에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관망 ”제도화 과정서 할 수 있는 부분 없다”

대다수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자체적인 AML 구축 활동을 전개하면서 특금법 통과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실명계좌를 보유한 4대 암호화폐 거래소는 일단 자체 AML 구축과 관련된 활동을 어필하는 모양새다. 한 4대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정책은 어떤 형태로 나올지 예측이 안된다”면서 “일단 AML 솔루션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는 동시에 6명 규모로 AML 테스크포스(TF)팀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AML 관련 부서를 3명 규모로 조직했으며 앞으로도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명계좌가 없는 암호화폐 거래소도 자체적으로 AML 구축을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대체적으로 법안 통과 후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실명계좌가 없는 한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자체 AML을 구축하려면 은행에서 AML 업무를 종사한 사람을 추가적으로 뽑아야 하는 데다 솔루션도 구비해야 한다”면서 “추가적 비용이 드는 부분을 도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하면서 빗썸, 업비트 등 영업상황이 비교적 나은 암호화폐 거래소도 수수료 수익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중소형 암호화폐 거래소가 고비용 투자가 불가피한 인력 채용이나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은 무리라는 설명이다.


여러가지 현실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함께 목소리를 내기보다 개별적으로 정부와 접촉을 시도하면서 관망하는 추세다. 복수의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실명계좌가 없는 암호화폐 거래소끼리 따로 교류는 없다”면서 “실명계좌를 받기 위해 다각도로 정부 및 입법 관계자와 접촉하고 있지만 진척은 없다”고 말했다.

 

[김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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