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마켓 #policy
암호화폐 거래 제도화, 특금법 통과해도 어렵다
암호화폐 거래 제도화 기획 ① 특금법 제정돼도 법률 공백 ‘여전'
김세진
등록일: 2019-09-23  수정일: 2019-09-25


<기획의도>

우리는 언제쯤 비트코인을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을까? 현재 국내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 거래에서 법적, 제도적 보호를 받을 방법은 사실상 전무하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툭하면 입출금을 막아 이용자의 자산을 근거 없이 가둬놓고 있는 반면 이를 제제해야 할 금융 및 관계 당국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핑계로 팔짱만 끼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를 제도화하는 법안으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이 꼽히지만 신고제 안 실명계좌 보유조항과 자금세탁방지(AML) 범위 및 책임을 두고 행위주체인 암호화폐 거래소, 은행간에서도 의견이 나뉘고 있다. 이처럼 법안이 논란이 되고 제도화가 지연되는 사이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불확실한 환경에서 암호화폐를 거래하면서 제도 부재로 인한 피해를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기획은 이같은 실정을 자세히 살펴보고 암호화폐 거래 양지화의 첫걸음인 특금법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맹점을 짚음과 동시에 은행, 암호화폐 거래소, 투자자 등 암호화폐 거래 행위자의 입장을 종합함으로써 암호화폐 투자 환경 개선에 기여하는 데 목적이 있다. 기획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의 제도화에서 배제돼왔던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아로새기고 이해 당사자들간의 바람직한 중재가 이뤄지기를 희망한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법제화하는 법안으로 꼽히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에 대한 맹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에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인 특금법이 통과해도 현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제도화가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금법에서 핵심 쟁점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해 실명계좌, 즉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서비스 이용을 허가하는지 여부다. 현재는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4대 암호화폐 거래소만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신한은행을 통해 실명계좌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타 암호화폐 거래소는 현재 임시방편으로 벌집계좌(집금계좌)를 사용하면서 법안 통과 후 실명계좌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특금법 개정안에는 자의적 해석이 필요한 법률적 공백이 존재한다. 게다가 결정권을 가진 정부의 인력과 관심도 부족해 여전히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희망하는 실명계좌 발급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금법, 실명계좌 두고 법률공백 존재

특금법 내 쟁점은 암호화폐 신고제의 수리요건에 실명계좌가 포함됐지만 수리방식이나 예외기준 등 부문에서 구체적 기준은 모호하다는 점이다.  


발의된 특금법 개정안 중 통과가 가장 유력한 김병욱 의원 안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를 비롯한 가상자산 취급업자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사업장 소재지, 연락처, 상호 및 대표자의 성명 등을 신고해야 하는 의무가 부여된다. FIU는 정보 신고 여부,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사용여부, 대표자 또는 임원의 전과 이력 등으로 신청 수리 여부를 판단한다.


이때 논쟁적인 부분은 실명계좌를 보유해야 수리를 신청할 수 있는지, 즉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받아야 암호화폐 거래소 신고를 신청할 수 있는지 여부다. 하지만 금융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내부에서는 실명계좌 보유 요건에 대한 기조뿐만 아니라 이후 요건을 구비한 수리 신청에 대해서도 어떻게 처리할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고제, 등록제, 허가제 등 기본적인 기조도 정해지지 않은 것이다.


이밖에 특금법 내 실명계좌 보유요건에서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정하는 자에 대해서는 예외’라는 조항이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세부기준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FIU 관계자는 최근 실명계좌 예외조건에 대해서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전했다.

 

특금법 법률공백多…원인엔 담당자 태부족+정보기조 유보적

이같은 특금법에 대한 맹점에도 불구하고 논의가 진척되는 이유는 담당자 부족이라는 현실적 문제와 유보적인 정부 기조가 꼽힌다. 정부에서 특금법을 관장하는 기관은 FIU로 이태훈 기획행정실장 휘하의 1~2명의 사무관이 담당한다. 하지만 금융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담당자들은 특금법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 자금세탁방지, 관련통계 총괄, 국제협력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특금법을 구체적으로 조율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현재 정부는 블록체인 기술과 달리 가상화폐∙암호화폐 공개(ICO)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9일 인사청문회에서 특금법 통과 전 가이드라인 변경가능성에 대해 묻자 “암호화폐가 수반하는 투기과열이나 불법행위 등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하며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의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현 특금법 안이 수정이나 정부기조 변화 없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암호화폐 거래소의 제도화가 불투명해져 투자자 우려는 가중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특금법 담당자들의) 사정이 좀 나아진 것으로 안다”면서 향후 소통이 활발해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김세진 기자]

삼성 멀티캠퍼스 교육광고 201910
북마크
좋아요 : 0
공유
https://dstreet.io/news/view-detail?id=N20190923165152385440
URL복사
댓글 0
댓글쓰기
댓글 쓰기
Proof of Value 2019 · Shangh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