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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금법 입법 가속화할 것…실명계좌 발급은 “모른다”
김세진
등록일: 2019-08-06  수정일: 2019-08-06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블록체인미디어협회가 공동 주최한 가상자산 거래 투명화를 위한 입법 공청회가 6일 열렸다. 이날 토론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규제하는 법안인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 입법, 행정, 법률, 암호화폐 업계 등 다양한 시각에서 논의가 개진됐다. 김병욱 의원은 특금법 입법 의지를 강조했지만 실명계좌 발급 여부에 대해서는 정부의 유보적인 기조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김병욱 의원 “국회 법제화에 소극적인 태도 죄송…입법 가속화하겠다”

특금법을 발의한 김병욱 의원은 기조연설에서 국회가 법제화에 소극적인 태도였다고 인정하면서 향후 입법 가속화 의지를 밝혔다. 특금법은 올해 3월 발의했으나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파행 등으로 인해 계류 중이다. 이에 따라 올해 7월 9일에 실효 예정이었던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은 1년 연장됐다. 김 의원은 “민간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산업 영역을 보호하고 채워 나가 신성장 동력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는데 국회와 국가가 뒷받침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산 구분을 구체화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 의원은 “지금까지 블록체인에 기반한 가상자산도 있고 블록체인에 기반하지 않은 자산도 존재한다”면서 “어떻게 옥석을 구분하느냐도 중요하다”고 발언했다. 김 의원은 “자금세탁방지 부문에서 국제법에 맞춰 한국도 법적 체제를 빨리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이 법의 통과를 위해 지속적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법제화 의지를 밝혔다.


특금법, 사실상 인허가제…실명계좌 발급 여부는 불투명

김병욱 의원의 특금법 개정안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는 사업장 소재지와 연락처, 상호 및 대표자의 성명 등 기본정보 신고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정보를 신고하면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정보 신고 여부,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사용여부,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여부, 대표자 또는 임원의 전과기록 등을 기준으로 수리 여부를 판단한다.


여기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실명계좌가 없을 경우 암호화폐 거래소 신고가 수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이다. 이는 현재 실명계좌 서비스를 이용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4곳 외 모든 암호화폐 거래소는 은행이 먼저 실명계좌를 발급해야 FIU로부터 가상자산 취급업소로 허가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신고 요건의 실명계좌 보유 부분에서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정하는 자에 대해서는 예외’ 문구가 있지만 이 ‘예외’에 해당하는 사항은 불분명한 실정이다. 이태훈 금융정보분석원 기획행정실장은 “신고요건을 충족해도 수리될 수 있을지 불명확하다”면서 예외조항에 대해서도 “다양한 양태가 있을 수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라고 밝혔다.


한서희 법무법인바른 변호사는 이에 대해 “업체 신고 요건에 실명계좌가 포함된 것은 사실상 인허가제”라면서 “이 경우 신고 수리 및 실명계좌 부여 요건을 명확히 하고 계좌 발급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법정화폐를 다루지 않고 암호화폐를 교환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나 지갑 업체, 암호화폐 수탁(커스터디) 업체, 장외거래(OTC) 업체 등은 특금법을 적용 받지 않고 있다”면서 특금법이 암호화폐 거래소에만 한정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세부사항 지적하자 행정부 “구체적인 부분은 논의 중”

특금법과 실명계좌 발급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유보적이다. 이태훈 금융정보분석원(FIU) 기획행정실장은 특금법에 대해 “김병욱 의원 발의안이 자금세탁방지(AML)와 테러자금조달방지(CFT)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FATF 규제 권고안에 제일 부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간접 규제에서 직접규제로 전환하는 부분이 의미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은행에 실명계좌 발급 관련 요건을 정하고 발급여부를 지시한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 내에서 아직 논의가 필요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특금법 통과 전후 실명계좌 발급 여부에 대해서도 “현재 AML 의무를 준수하는 은행이나 가상자산 취급업소의 입장을 취합하고 정리해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지난 6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발표한 규제 권고안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트래블룰(Travel Rule)의 국내법 적용과 관련해서는 “방법론이나 절차는 시행령으로 위임한 상태”라고 말했다. 트래블룰은 가상자산 취급업소에 대해 가상자산 송금∙수취 시 송금인과 수취인의 정보 수집 의무를 부과하는 규제항이다. 구체적 조치가 마련되는 시점에 대해 “각국에서 좋은 방식이 나오면 이에 대해 논의하고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국가의 사례를 참고해 후순위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금법이 통과해도 실명계좌 발급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함에 따라 정부 기조 변화가 암호화폐 거래소 규제의 핵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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