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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 청문회, 암호화폐 업계에 ‘사용성∙정체성’ 숙제 내다
“미국은 암호화폐가 아니라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것”
김세진
등록일: 2019-07-31  수정일: 2019-07-31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암호화폐 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대두됐다. 미국 상원은행위원회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디지털화폐와 블록체인을 위한 규제 프레임워크 검토라는 주제로 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번 청문회는 페이스북의 암호화폐인 리브라 청문회에 이은 것으로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 규제에 대한 접근법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청문회에는 메사 바라다란 캘리포니아어바인대학교 법학교수, 제레미 얼레어 서클 대표, 레베카 넬슨 의회 연구서비스부 소속 국제금융전문가가 전문 증언자로 참석해 암호화폐 규제와 본질을 둘러싸고 논쟁을 벌였다.

 

“기존 금융 문제, 암호화폐 아니라 제도 개선으로 해결해야”

바라다란 교수는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에 일침을 가했다. “기존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주체는 암호화폐가 아니다”는 설명이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존 금융시스템에서 비효율적이고 불평등한 문제들이 표출됐고 이와 동시에 암호화폐가 이 같은 문제를 상기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보편적이고 공정한 금융 시스템을 구성하려고 할 때 암호화폐가 가장 좋은 해결책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그는 “기존 금융은 은행 계좌를 보유한 사람을 위해서만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블록체인은 기술에 정통한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은행계좌나 신용이 없는 사람들도 암호화폐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블록체인 업계의 논리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실제로 암호화폐를 구입하고 사려면 복잡한 본인확인(KYC) 절차 등을 거치고 생소한 블록체인 업계 용어를 학습해야 한다. 이같은 사용성 문제는 암호화폐 업계가 극복해야할 대표적인 문제로 꼽힌다.


그러면서 바라다란 교수는 기존 금융의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 금융체제의 문제는 중앙기관의 주도 아래 제도 개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전언이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급 조절 기능과 탄력적인 미국달러 가격은 미국 화폐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목적이 있는 제도 설계의 결과물”이라면서 “미국달러가 가장 가치 있고 안정적인 화폐인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금융기관에 물리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사용자층은 암호화폐에도 기술적 격차로 인해 접근할 수 없다는 문제가 지적되면서 암호화폐 업계는 사용성이라는 문제에 맞닥뜨리게 됐다.

 

암호화폐 성격 구분이 규제의 첫걸음

제레미 얼레어 서클 대표는 암호화폐의 정체성 문제를 제기했다. 암호화폐에 대한 정의가 선행돼야 규제 정책이 성립할 수 있다는 논리다.



암호화폐가 현재 결제 기능을 강조하는 ‘화폐’와 투자수단으로 여겨지는 ‘자산’ 중 어느 성격에 속하는지는 논쟁적이다. 국제 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가상자산으로 규정했지만 이 개념 안에는 화폐의 개념도 모호하게 포함하고 있다. 한국 규제당국은 가상화폐라는 자산으로 규정하고 가치변동성에 주목하고 있다.


프로젝트는 암호화폐를 크게 자산의 일종이자 자금 모집수단 성격으로 이용하지만 세부적으로 실제 프로젝트 서비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틸리티토큰, 실물자산을 증권화하는 증권형토큰(ST) 등 개념이 혼재된 상태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대부분이 금융기관을 목표하는 만큼 투자 자산으로 다루는 경향이 강하다. 얼레어 대표는 “비트코인(BTC)과 페이스북 리브라는 다르다”면서 “암호화폐는 현 구분에 적합하지 않다”면서 “이는 수많은 프로젝트가 규제 회색지대에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 규제는 단일 중앙기관에서 시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기관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보다는 이해관계가 독립된 단체가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SEC의 정의는 협소해 암호자산이 증권으로 규정될 소지가 있지만 상품 혹은 유틸리티토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청문회에서 사용성과 정체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는 규제 장벽을 넘기 위해 이 문제 대한 답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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