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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에게 스테이블 코인은 도구, 사업모델은?
김도윤 기자
등록일: 2019-07-08  수정일: 2019-07-08



테라는 스테이블 코인을 주조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가치가 안정된 암호화폐를 만들어 실생활 결제에 활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런 테라가 지난 6월 간편결제 앱 ‘차이(CHAI)’을 통해 간편결제 시장에 진출했다. 테라는 차이가 티몬 결제수단에 적용된 지 3주만에 사용자 15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번 달에는 테라 얼라이언스 소속사인 핸드메이드 마켓 ‘아이디어스’에도 차이 결제가 탑재될 예정이다.


논란도 있었다. 파트너 회사 차이코퍼레이션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간편결제 사업을 진행해서다. 과거 자체 개발한 간편결제 디앱 ‘테라X’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와 관련해 신현성 테라 공동 대표는 “전자결제대행(PG) 라이선스를 취득한 업체와 협업하는 것이 가장 빠르게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이라 판단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차이를 통해 드러난 테라의 시장 진출 방향성 

테라X와 차이의 작동 원리는 동일하다. 소비자는 상품을 구매할 때 여러 결제수단 중 차이를 선택할 수 있다. 차이를 선택하면 소비자의 은행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한 뒤 포인트로 전환해 결제를 진행한다. 차이에서 결제한 내역은 테라 블록체인에 그대로 기록해 연동한다. 한 마디로 차이는 테라 메인넷과 첫 번째로 연동된 앱이다. 단지 테라가 아닌 파트너 회사 차이코퍼레이션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테라에 따르면 테라X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총칭하는 표현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테라X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한국의 경우, ‘가격의 차이’와 같은 마케팅적 요소를 고려해 서비스 명을 차이로 정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마케팅하기에 적합한 명칭으로 브랜드화해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신 대표는 다른 지역에서도 현지 회사와 제휴·협력하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몽골에서는 메신저 플랫폼 미미챗을 제공하는 엑스그라운드와 합작법인을 설립 중이다. 테라는 미미챗에 간편결제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사용자는 카카오페이를 쓰듯 미미챗으로 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최근에는 현지 직원을 채용해 오프라인 결제 가맹점을 늘리기 위한 영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동남아 시장도 현지 회사와 제휴하는 방식으로 진출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하지만 수많은 국가가 있다 보니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일례로 인도네시아는 전자상거래 결제 관련 신규 라이선스 발급이 중단됐다. 그렇기에 이미 라이선스를 취득한 회사와의 협업이 특히 중요하다. 다른 국가들도 현지의 법·제도에 맞춰 시장 진출전략을 세워야 한다. 동남아 지역 법률 검토는 마무리 단계로,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테라는 사업 진출이 용이하면서 시장 규모가 큰 국가부터 차례로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테라의 경쟁자는 누구인가?

지난 달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 백서를 발표했다. 리브라는 스테이블 코인을 내세웠다. 이 때문에 테라와 사업 영역이 겹친다는 이야기가 많다. 테라 측에서는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백서 내용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만으로는 경쟁자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경돈 사업 총괄은 “자금을 운용하고 트랜잭션 수수료를 활용해 투자자에게 가치를 돌려주는 부분은 유사하다”고 보았다. 하지만 플랫폼 성장에 따른 혜택을 받는 대상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페이스북은 소수의 투자자가 배당을 받지만 테라는 플랫폼이 성장할수록 수많은 사용자가 실질적인 혜택을 받는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투자자에 주목하지만 테라는 사용자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김 총괄은 스테이블 코인의 성격도 완전히 다르다고 말한다. 리브라는 테라 보다 테더와 더 비슷한 성격의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것이다. 담보만큼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리브라는 화폐정책을 도입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화폐 발행에 따른 이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테라와 대조적이다. 


이어 김 총괄은 “테라 외에도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는 많다”며 “경쟁관계를 파악하려면 프로젝트가 추진하려는 사업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사업을 이끌어가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김 총괄은 “테라는 전자상거래 솔루션으로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과 고객 접점을 만들지만, 리브라는 아직 고객과 접점을 이루는 부분이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다”며 “페이스북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는 2020년 리브라가 출시되고 나서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장래에 리브라가 아시아권 결제시장에 진출하면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렇다면 테라가 생각하는 경쟁자는 누구일까? 테라가 자신의 사업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신현성 대표는 이번 인터뷰에서 테라 비즈니스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테라의 궁극적인 목표는 오픈금융플랫폼이 되어 금융 혁신을 이끄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스테이블 코인을 플랫폼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시작점은 결제라고 생각해 차이와 함께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그런데 간편결제 시장은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게다가 우리는 후발주자입니다. 그렇기에 하루빨리 대형 결제사와 대적할 기반을 닦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신 대표의 발언을 통해 테라의 비즈니스는 무엇이고 경쟁자는 누구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테라가 현재 집중하는 사업은 ‘간편결제’다. 경쟁자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같은 기존 간편결제 사업자로 볼 수 있다. 그렇기에 테라는 스스로를 후발주자라고 말한다. 이미 늦었기 때문에 테라는 한 시라도 빨리 기존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테라가 현지 기업과 제휴·협력하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다. 제한된 시간과 자원을 활용해 빠른 속도로 성과를 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인 것이다.


간편결제 사업, 그 이후

테라는 후발주자다. 기존 업체보다 나은 점이 없다면 고객에게 선택받기 어렵다. 테라는 중개인 제거와 지속적인 할인을 무기로 내세웠다. 먼저 카드사, PG사 등 중개 업체를 제거해 결제 수수료를 절감했다. 이커머스 업체가 차이를 결제수단에 탑재할 동기를 만든 것이다. 소비자는 차이를 사용하면 결제 금액의 5~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재원은 화폐주조차익이다. 화폐주조차익은 화폐 실질가치에서 발행비용을 제한 차익으로 화폐를 발행한 만큼 새로운 신용이 창출된다. 테라는 암호화폐를 발행해 발생하는 화폐주조차익을 소비자에게 할인 혜택으로 돌려주고자 한다. 즉 테라는 가맹점에게는 낮은 결제 수수료를, 소비자에게는 지속적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해 간편결제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소비자에게 지속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려면 화폐주조차익이 꾸준히 발생해야 한다. 그래서 결제 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테라의 사용처를 늘려 회전율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테라는 최근 암호화폐 담보대출 서비스 업체 넥소와 제휴를 체결했다. 은행에 저축하듯 넥소에 테라 토큰을 맡기면 그 대가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반대로 테라 토큰을 담보로 다른 암호화폐나 법정화폐를 대출받는 것도 가능하다. 넥소와의 제휴는 단순히 테라 토큰 사용처를 늘린 것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 테라 토큰을 장기 보유할 유인을 제공해서다. 뿐만 아니라 테라 토큰을 활용해 금융활동을 할 수도 있다. 자연스럽게 크립토 기반 오픈금융플랫폼을 향해 나아갈 계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김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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