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column
“암호화폐 업계의 토스 되겠다” 김성아 한빗코 대표
사용자층 확대 위한 무기는 지갑 앱
"추후 프로젝트 거래 지원 심사 구체화할 것"
김세진
등록일: 2019-06-05  수정일: 2019-06-06


“암호화폐 지갑 앱을 쓰기 쉽게 만들 겁니다. 사용자가 암호화폐를 포인트로 생각하든 마일리지로 생각하든 상관없어요.”


김성아 한빗코 대표(사진)는 힘줘 말했다. 사용자가 굳이 업계에서 만든 언어를 학습할 필요가 없다는 믿음이다. ‘암호화폐 대중화’라는 한빗코의 비전은 이같은 생각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는 최근 디스트리트와의 인터뷰에서 “한빗코에게 지난 2년은 인프라를 다지는 시기었다면 향후 2년은 대중에게 다가가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아 대표는 ‘문송’했던 영문학도에서 실력 하나로 선물옵션 트레이더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모두가 자격증 시험을 준비할 때 틈틈히 주식 공부를 했다. 결국 투자 포트폴리오 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거머줘 이를 계기로 증권사 트레이더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과 암호화폐 투자사 엘조비를 거쳐 한빗코 상무를 역임한 끝에 2019년 1월 한빗코 대표직에 오르게 됐다. 남들과 달랐던 김성아 대표가 암호화폐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내세운 무기는 바로 ‘쉬운 지갑’이다.


지갑 앱 하나로 암호화폐 사용한다

김성아 대표는 취임 후 ‘암호화폐 대중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보다 많은 사람이 암호화폐를 사용하게 한다는 청사진이다. 업계 특성 상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규제 상황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고안됐다. 김 대표는 일반인의 거래 접근성을 높이는 대중화 방식으로 어플리케이션 형태의 암호화폐 지갑을 제시했다.


한빗코가 출시할 지갑 앱은 기존 암호화폐 지갑의 개념을 넘어선다. 사용자가 한빗코의 보안에 기반한 앱 내에서 쉽게 지갑을 개설한 다음 굳이 암호화폐 거래소로 이동하지 않고도 토큰 구매, 환전, 결제, 송금 등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주목받고 있는 토스와 비슷한 개념이다. 이때 김 대표는 “사용자가 암호화폐를 마일리지로 생각하든 포인트로 생각하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암호화폐를 모르는 사람도 접근할 수 있도록 쉬운 지갑 앱을 만들어 사용자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다.


새로운 지갑의 주 타깃은 잠재적 댑(DAPP) 사용자다. 댑은 분산형 어플리케이션의 준말로 일반 어플리케이션과 달리 토큰이 존재한다. 편리한 지갑으로 사용자를 끌어들여 댑 프로젝트의 토큰 거래를 활성화하고 사용자를 댑 서비스의 실사용자로 잇는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토큰이 가치가 있으려면 가격이 존재하고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쉬운 지갑을 통해 사용자를 유입해 댑 프로젝트의 토큰 거래와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지갑을 통해 댑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이유는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의지에서 기인했다. 그는 “블록체인 업계에서 지금까지 암호화폐 거래소를 설립하거나 메인넷 기반으로 아이디어를 접목하는 등 인프라만 구축했다”면서 “향후 2년은 이를 바탕으로 대중들이 쉽게 쓸 수 있는 킬러 앱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이 같은 인식은 한빗코가 토큰을 투자 수단보다 지불 수단이라는 기능에 주목하고 댑 프로젝트의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빗코는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회사에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주 기능인 기존 증권거래소 기능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의 상품 혹은 서비스를 실제로 이용하는 실사용자 유입 역할도 하겠다는 의지다.


한빗코의 앱 기반 지갑 서비스는 기존 암호화폐 거래소 지갑과 투트랙으로 진행되며 조인트 벤처 형태로 출시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꿈꾸는 모델은 금융회사다. 향후 2년은 사용자 저변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법제화가 이뤄졌을 때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을 금융 회사 범위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2년 동안 지갑을 통해 일반인 사용자가 충분히 유입되고 규제 제도가 정비되면 라이선스를 취득해 기존 금융권처럼 여신, 자산 운용 어드바이저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보호하는 법안 나오길"

현재 국회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규제하는 법안인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이 논의되고 있다. 특금법에 대해 김성아 대표는 신고제라는 방향에는 동의하는 입장이다. 최소한의 정보 신고를 통해 자격이 없는 암호화폐 거래소는 퇴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신고를 수리하지 않는 요건에 ‘실명 계좌로 거래하지 않는 업체’가 명시된 부분이 걱정된다고 언급했다. 은행이 실명계좌를 발급해야 신고가 가능하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디스트리트 취재 결과 은행 관계자는 세부 법규 문제로 인해 현 특금법 안으로는 실명계좌 발급이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이같은 이유로 실명계좌 발급을 위해 다각도로 대응하고 있다. 한빗코는 2017년 런칭부터 2018년 말까지 김지한 전 대표를 필두로 보안 시스템과 신원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 등 부문에서 금융회사 수준의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였다고 알려져 있다. 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 고팍스, 씨피닥스와 함께 블랙리스트 공유, 자율규제 가이드라인 준수 및 보완 작업을 진행하는 점도 금융당국에 법규 준수와 준비 의지를 보여주는 행동의 일환이다.


또 한빗코는 실명계좌가 아닌 법인계좌로 자산을 관리하는 소위 벌집계좌는 운용하지 않는다. 편법 행위로 투자자 자산 유실 위험이 있고 추후 실명계좌 발급에 불리할 위험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벌집계좌를 운용하지 않아 이미 실명계좌가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들과 함께 대응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면서 “이 점 때문에 추후 실명계좌 발급에 비교적 용이할 것이라고 본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한빗코는 규제 환경이 변화하면 거래 지원 여부를 심사할 때 이전보다 구체적으로 프로젝트를 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거래 지원 심사는 점수제로 기술 혁신 부문이나 서비스에 토큰이 필요한 이유 등 사업내용에 대해 점수를 높게 부여한다. 하지만 향후 국내 관련법 준수를 위해 재무제표 등 심사 기준을 보다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한빗코는 현재 공시제도 도입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아 대표는 한국에 규제환경에 관해 묻자 “해외에서 사업을 다각화할 기회가 있지만 한국에서 크립토 블록체인을 제대로 키워보자는 사명감에 남아있다”면서 “규제가 느슨한 것은 좋지만 중소기업을 보호해줄 수 있는 안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도권에서 통용되는 중소기업이라는 프레임이 암호화폐 거래소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김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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