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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업계도 주식처럼 공시제도 도입...성공할까?
쟁글 “암호화폐 거래소와 이해상충 문제 없어”
암호화폐 거래소 “프로젝트 거래 심사에 부분 활용할 것”
김세진 기자
등록일: 2019-05-24  수정일: 2019-05-24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코빗, 고팍스, 씨피닥스가 암호화폐 정보공시 플랫폼을 개발한 크로스앵글과 손잡고 공시 정보 활용에 나섰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프로젝트 심사에 공시 정보를 이용해 투자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함과 동시에 향후 법제화에 대비한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3일 열린 ‘블록체인 프로젝트 공시 심사 제도 설명회’에서는 크로스앵글이 자체 구축한 정보공시 플랫폼 쟁글(Xangle)과 빗썸, 코빗, 고팍스, 씨피닥스의 쟁글 활용 방안이 소개됐다. 쟁글이 암호화폐 프로젝트에게서 정보를 받아 공시 정보 및 리포트를 제작하고 이를 암호화폐 거래소에 보내면 암호화폐 거래소는 거래 지원 검토 시 이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쟁글의 공시 항목은 다트, 에드가와 같은 기존 증권 규제기관이나 에스앤피, 무디스,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사의 테크 스타트업 기업 기준을 근거로 삼고 있다. 다만 재무제표, 대차대조표 등 수치로 설명하는 기존 상장사 공시와는 달리 암호화폐 공시는 온체인 데이터와 오프체인 데이터를 반영해 공시 기준표를 작성한다. 이 중 온체인 데이터는 ERC-20 기반 블록체인 상에 공개돼 있는 정보로 지분구조, 토큰 보유자 현황, 거래량 변동 등을 말하며 오프체인 데이터는 회사 기본 정보을 비롯해 부채비율이나 자금유동성과 같은 재무정보, 기술력 등이 포함된다. 급격한 가격변동이 있을 경우 기존 온체인 상의 데이터 변화로 원인을 분석해 수시로 리포트를 발간한다.


쟁글은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제출한 정보에 대해 따로 검증 과정은 거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보 검증에는 일정 시간이 소요되는데 정보 제공이 지연되면 잘못된 정보 제공보다 투자자의 손해가 더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특성 상 검증의 필요성은 인지하기 때문에 정보를 선공시하고 패널티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매커니즘으로 보완한다는 설명이다.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 공시 후에 잘못된 정보로 인한 수정이 빈번하게 이뤄질 경우 블록체인 상에 신뢰도 저하 사실을 표기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마케팅이나 알림을 추가 진행해주는 방식이다.


또 크로스앵글은 쟁글의 공시 정보가 독립성과 중립성을 띤다고 강조한다. 쟁글은 모든 프로젝트를 동일한 항목으로 평가해 암호화폐 거래소에 전송하며 암호화폐 거래소에게는 이 같은 1차 정보에 대해 비용을 받지 않는다. 이는 암호화폐 거래소와 이해관계를 두지 않음으로써 공시하는 정보에 대해 신뢰성을 부여하고 정보의 중앙화라는 지적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준우 크로스앵글 대표는 “금융감독원에서 증권사를 개소하지 않는 것처럼 향후에도 이해충돌의 소지가 있는 비즈니스 확장은 지양하고 있다”면서 “수익은 향후 1차 정보를 바탕으로 가공한 정보 툴이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쟁글 데이터를 바탕으로 크로스앵글이 거래 적격 진단 보고서를 제공하면 제휴 암호화폐 거래소는 거래 지원 전 프로젝트 적격성을 판단하거나 거래 지원 후 프로젝트 성과를 평가할 때 이를 활용할 예정이다. 4사는 공통적으로 자체 시행하고 있는 거래 심사에 대한 인적 부담을 줄이고 크로스앵글의 데이터를 취합해 심사 기준도 보강하길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코빗은 거래 취소 심사에서 유가증권시장의 기준으로 양적 평가를 진행하고 질적 평가에는 크로스앵글의 보고서를 활용한다고 밝혔다. 정성문 코빗 사업개발실 팀장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무자격 프로젝트에 대해 거래를 지원하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심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씨피닥스는 암호화폐 거래소도 수많은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문제를 제기하며 협업 배경을 밝혔다. 크로스앵글의 정보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투자자에게 믿을 수 있는 프로젝트를 선별한다는 방침이다. 서문규 씨피닥스 본부장은 “단타 위주인 현재 암호화폐 투자 시장에 공시제도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장기적인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문화를 형성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팍스는 쟁글이 제공한 정보를 기초 자료로 사용할 계획이다. 거래 취소 제도는 시행하지 않기 때문에 거래 유지 심사나 거래 지원 심사 시 자체 정보와 쟁글의 정보를 결합해 프로젝트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오성광 고팍스 사업개발 담당자는 “현재 코인마켓캡 등으로 프로젝트 정보가 분산화 됐는데 사용자들이 보기 편하도록 한데 정보를 모으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일 제휴를 체결한 빗썸의 윤선일 B2B사업 담당자는 “자체적으로 프로젝트 심사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한계가 많았다”면서 “자체 시스템과 크로스앵글의 온체인 데이터를 결합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는 지난 30일 프로젝트 정보 공시를 직접 진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4사 암호화폐 거래소가 공시 업무를 크로스앵글에 위탁한 것과 상이한 행보다. 향후 암호화폐 거래소가 공시 제도를 비롯해 전통 금융권의 구조를 어떻게 답습하고 발전해나갈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김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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