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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암호화폐 OTC에 돈이 몰리고 있다"
레슬리 탐 바이낸스 OTC 총괄 “OTC 유동성 증대될 것”
김세진
등록일: 2019-05-08  수정일: 2019-05-27



암호화폐 장외거래(OTC)에 돈이 몰리고 있다. 체인파트너스가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암호화폐 OTC 시장 규모는 약 44조원에 이른다. 상위 10개 암호화폐 거래소의 한 달 거래량이 약 130조원임을 감안하면 OTC가 전체 암호화폐 거래량에서 약 25%를 차지하는 셈이다. 골드만삭스가 투자한 써클은 지난해만 약 26조원 규모의 OTC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은 바이낸스도 마찬가지다. 바이낸스가 취급하는 암호화폐 OTC 계약의 증가세는 연간 두자릿수 퍼센트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레슬리 탐(Leslie Tam) 바이낸스 OTC 총괄은 최근 디스트리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암호화폐 OTC 거래가 이같이 성장하는 이유와 바이낸스 OTC의 경쟁력 등을 밝혔다.


“비싸지만 맘 편해” OTC 찾는 이유

암호화폐 OTC란 암호화폐 보유자들이 암호화폐 거래소가 아닌 중개자를 통해 직접 거래하는 방식이다. OTC로 암호화폐를 사는 이유는 대량 구매시 생기는 가격 변동의 불확실성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크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대량 매입하면 그 과정에서 가격이 수시로 오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암호화폐 OTC는 자금력이 있는 대형 투자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향후 대형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관심을 더 보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OTC의 미래는 낙관적이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기관 투자자의 약 22%는 이미 디지털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40%는 앞으로 5년 이내에 디지털 자산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상당수는 OTC를 통해 암호화폐를 매매할 가능성이 높다.


암호화폐 OTC는 즉시 거래 체결

그러나 암호화폐 OTC는 전통 금융시장과 일부 차이가 있다. 중개자가 소수의 사람에게만 정보를 공개해 매수자와 매도자를 매칭해주고 빠르게 거래를 체결한다는 프로세스는 유사하지만 보안 수준이 다르다. 주식이나 채권 시장에서 OTC 거래는 거래 확정 후 하루나 이틀정도 유예기간이 주어진 다음에 성사되기 때문에 설령 잘못된 거래가 발생해도 되돌릴 수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 OTC 거래는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위에서 구현하기 때문에 거래가 즉시 이뤄져 사후 수정이 어렵다. 탐은 "전통 금융 시장의 OTC 트레이더는 보안 문제에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되돌릴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암호화폐 시장의 OTC 트레이더들은 거래 내역이 정확한지 항상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낸스 OTC 키워드 ①암호화폐간 거래 ②알트코인

바이낸스의 OTC는 다른 암호화폐 OTC 서비스들과도 차별점을 두고 있다. 먼저 암호화폐간 트레이딩만 제공한다는 점이다. 탐은 "기존 암호화폐와 법정화폐간 OTC 거래는 트레이딩이 아니라 은행의 기능을 일부 대행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를 위한 법정화폐 도입보다 암호화폐간 거래를 통해 매수와 매도에서 적정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바이낸스는 현재 OTC 거래에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대신 롱쇼트 전략을 취해 자체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방법을 택했다. 롱쇼트 전략이란 향후 오를 것 같은 자산을 매수하고 향후 가격이 하락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을 공매도하는 투자방식을 말한다. 이를 통해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쇼트 포지션을 택함으로써 이득을 본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에게 수수료를 청구해서 수익을 내는 대신 트레이딩에서 수익을 낸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바이낸스는 OTC 거래에서 아이콘, 쿼크체인, 이오스트 등과 같은 알트코인의 거래 확대를 지향하고 있다. 탐은 "비트코인과 법정화폐간 거래는 매도자, 매수자, 중개자가 많아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며 "알트코인은 바이낸스가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레슬리 탐 바이낸스 OTC 총괄(좌)와 유태양 바이낸스 홍보담당자(우)


탐이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바로 바이낸스가 전세계 최고 수준의 유동성을 보유한 암호화폐 거래소이기 때문이다. 알트코인은 특성상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류 암호화폐보다 거래량이 적은데 바이낸스의 거래 플랫폼을 활용해 풍부한 거래량을 공급할 수 있다. 그는 "바이낸스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어 매수와 매도하려는 사람들이 모두 많다"며 "이를 바탕으로 알트코인 매니아층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OTC 최소 거래 금액을 20 BTC로 설정한 것도 알트코인 유동성을 증대하기 위한 장치이며 현재 바이낸스에서 지원되는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OTC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탐은 바이낸스 OTC 거래 규모에 대해 시작 당시보다 60% 가량 성장해 현재 수백만달러 선이라고 귀띰했다. 현재 바이낸스코인(BNB)과 스테이블 코인류가 주로 거래되지만 알트코인도 1000 BTC 이상 트레이딩 됐다. 그는 "바이낸스 OTC 거래량이 써클에 비해 적어 보일 수 있지만 써클은 BTC와 테더(USDT)간 거래를 지원하고 우리는 알트코인 위주인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OTC 마켓의 현재와 미래

2019년 암호화폐 OTC 마켓은 2017년도에 비해 전문성과 유동성이 크게 늘어났다고 평가된다. 금융에 정통한 고급 인재들이 유입돼 시장질서가 정착되고 거래 규모도 커졌다는 설명이다. 탐은 "이전에는 업체에서 터무니없는 할인율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었고 한번에 120억원 정도의 BTC를 구입하는 것도 어려웠다"며 "현재는 터무니없는 할인이 많이 줄었고 대량 구매도 쉽게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탐은 코인베이스가 발표한 리포트를 인용하며 암호화폐 OTC 거래에서 이전에는 법정화폐와 암호화폐 간 거래가 중요했지만 앞으로는 암호화폐간 거래 비중이 높아질 것이며 이에 따라 스테이블 코인의 역할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바이낸스 OTC를 비롯한 전체 암호화폐 OTC 거래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 1일 CNN은 바이낸스가 스테이블 코인을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이라면 탐이 OTC거래에서 스테이블 코인의 역할을 언급한 부분을 감안했을 때 바이낸스가 OTC사업을 확대한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운용자산이 약 7000억 원에 달하는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는 7일 자회사 피델리티 디지털 에셋을 통해 기관투자자를 위한 비트코인 트레이딩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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