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글로벌 화폐’ 꿈꾸는 테라의 모든 것
김도윤 기자
등록일: 2019-04-23  수정일: 2019-04-23

글로벌 화폐를 목표로 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테라(Terra)의 메인넷 출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메인넷은 424일 오후 3시(한국 시각)에 출시된다. 테라는 일단 암호화폐 거래소에 토큰을 거래할 수 있게 올려 가격 안정성을 시험한 뒤 상반기 내 티몬 결제수단에 탑재해 사용성을 살펴볼 예정이다.


메인넷 출시를 앞둔 현시점에서 테라는 왜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었고 토큰 이코노미는 어떻게 작동하는지, 테라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테라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한정하기에는 너무나 큰 프로젝트다. 그렇기에 테라가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는지도 간략히 다뤄본다.

 

테라는 왜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어야 했나?


테라가 스테이블 코인을 만든 배경은 신현성 공동 대표(사진)가 걸어온 길과 관련이 있다. 신현성 공동 대표는 2010년 소셜커머스 기업인 티켓몬스터(이하 티몬)를 창업해 10년간 이끌며 국내서 손꼽히는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발전시켰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대표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바로 비용 구조 개선이다.


커머스 업계는 현재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모든 대형 업체가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특히 데이터 분석, 물류관리 등 인프라 부문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 기술력이 플랫폼 경쟁력과 직결돼서다. 게다가 모두 저가 공세를 펼친다. 혼자서만 상품 가격을 올리기는 어렵다. 같은 이유로 다른 플랫폼의 사용자를 빼앗아오는 것도 여의치 않다. 들어갈 돈은 많은데 판매 수익을 올리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비용을 절감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떤 비용이 줄이기에 가장 적합할까? 결제 수수료다판매자와 소비자간 거래 주선만 수행하는 커머스 업체에게는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다. 티몬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 전자결제대행(PG)사 등에 지불한 수수료는 834억 원에 달한다. 결제수수료만 줄여도 기업의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된다.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는데 활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제수수료를 줄이려는 노력은 난관에 봉착했다. 중간에 개입하는 업체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티몬은 카드사, PG사 등 각각의 업체와 협상을 시도했으나 곧 한계에 부딪혔다. 신현성 공동 대표는 이런 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바로 중개 업체의 수를 줄이는 것이다.


신현성 공동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했다. 특히 중개인을 필요 없게 만드는 블록체인의 특성에 매료됐다. 카드사, PG사 등 중개 업체를 제거하면 티몬을 비롯해 파트너사, 소상공인에 이르기까지 상거래 업체가 지불하는 결제수수료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신현성 공동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로 결제수수료를 최대 80%까지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신현성 공동 대표는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를 실생활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가격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이다. 화폐는 교환 수단으로 써야 하고, 교환 매개체로 사용하려면 당연히 가격이 안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 암호화폐는 사용하기에 불편하고 실생활에서 이용하는 서비스와 연동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물론 시장에는 스테이블 코인이 이미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테더가 있다. 하지만 신현성 공동 대표는 테더처럼 수조 원을 담보로 설정해 계좌에 보관하면 크게 세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첫째, 보관 주체의 도덕성에 의존해야 한다. 둘째, 특정 국가에서 계좌를 닫아버리면 어쩔 도리가 없다. 셋째, 수조 원을 계좌에 보관하고 있는 것 자체가 금융에서는 대단히 큰 비효율이다.


테라는 화폐 정책을 유연하게 펼칠 수 있기를 바랐다. 네트워크 성장분을 참여자에게 혜택으로 돌려주기 위해서다. 그래서 현금 담보 없이 알고리즘으로 가격 변동성을 억제하는 스테이블 코인 테라를 만들었다. 신현성 공동 대표는 테라 토큰을 성장형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말했다. 전자 상거래 업체는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와 디앱은 테라의 토큰 이코노미 성장을 혜택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간편결제 서비스 ‘테라X’

테라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디앱(DApp)은 간편 결제 서비스 테라X’. 5월 중 티몬 결제수단에 탑재해 사용자의 반응을 살핀 후 테라 얼라이언스에 가입한 다른 플랫폼에 차례로 적용할 계획이다.


테라X 사용법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기존의 간편결제 서비스와 비슷하다. 소비자는 상품을 구매할 때 여러 결제수단 중 테라X를 선택할 수 있다. 테라X를 선택하면 소비자의 은행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한 뒤 테라 포인트로 전환해 지불하는 식으로 결제가 진행된다. 기존의 간편결제 서비스와 비슷한 방식이다. 다만 중개 업체를 거치지 않다 보니 카드 결제는 지원하지 않는다. 현금으로 즉시 지불해야 한다.


대신 테라X로 결제하면 결제 금액의 5~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경쟁사 대비 5~10배가량 높은 할인율이다. 테라 측에서도 압도적인 할인을 바탕으로 결제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참고로 대표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는 포인트 충전 시 2% 적립, 물건 구매 시 결제 금액의 1% 적립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눈에 띄는 지점이 있다. 앞서 언급한 테라 포인트는 암호화폐가 아니라는 점이다. 테라 포인트는 카카오페이 머니나, 페이코 포인트와 같이 우리가 통상적으로 부르는 일반 포인트 형태다. 테라는 혹시 모를 법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아직 암호화폐 관련 규제가 없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테라 포인트는 블록체인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테라 포인트 결제 내역을 테라 블록체인에 그대로 기록해 연동하는 방식을 취했다. 테라는 거래 내역을 미러링(mirroring)한다고 표현했다. 거울에 비치는 모습이 똑같은 것처럼 현실 세계의 거래 내역을 블록체인에 그대로 기록한다는 뜻이다. 그 외 현실 세계와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방식에 대한 설명은 5월 초 공개할 예정이다.

 



테라의 토큰 이코노미

1. 테라 토큰 유형

테라 메인넷에는 테라(Terra)와 루나(Luna) 2가지 유형의 토큰이 있다. 테라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화폐 기능을 수행한다. 1테라 토큰은 1SDR의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단일 국가를 넘어 글로벌 차원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이기에 테라는 원화, 미국 달러, 엔화, 싱가포르 달러, IMF 특별인출권(SDR) 등 각 법정 화폐에 페깅(pegging)한 멀티 스테이블 코인 형태로 지원한다.


루나는 테라의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담보 성격을 갖는 자산형 토큰이다. 루나 토큰 보유자는 사용자가 테라 토큰으로 결제할 때마다 발생하는 0.5 ~ 2% 가량의 거래 수수료를 지급 받는다.


한편 테라의 경제가 커지고 화폐 유통량이 늘면 화폐주조차익이 발생한다. 화폐주조차익은 화폐 실질가치에서 발행비용을 제한 차익으로 화폐를 발행한 만큼 새로운 신용이 창출된다화폐주조차익은 디앱에게 제공하고 디앱은 소비자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어떤 디앱에 제공할 지는 루나 토큰 보유자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2. 테라 토큰의 가격 유지 방식

테라는 실물 자산을 담보로 잡지않는다. 알고리즘으로 화폐 발행량을 조절해 가격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테라 토큰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상승한다. 1테라 토큰의 가격이 1SDR보다 높아지면 프로토콜에서는 테라 토큰이 필요한 만큼 추가로 발행하고 새로 발행한 테라 토큰을 시장에서 암호화폐로 교환한다. 결과적으로 테라 유통량이 늘어난 만큼 가치가 희석돼 테라 토큰의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테라 토큰 수요가 감소하면 가격이 하락한다. 1테라 토큰의 가격이 1SDR보다 낮아지면 프로토콜에서는 시중에 유통된 테라 토큰을 매입하여 소각함으로써 유통량을 줄이는 정책을 취한다. 테라 토큰의 유통량이 줄어든 만큼 희소성이 높아지므로 테라 토큰의 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테라 프로토콜은 테라 토큰과 루나 토큰을 일정한 가격에 매매하는 시장 조성자(Market Maker) 역할을 한다. 프로토콜은 블록체인 상에서 어떤 규칙을 따르는지 정의한 것이다. 루나 토큰은 가격 안정을 위해 활용한다. 테라 토큰의 가격이 하락하면 루나 토큰을 추가로 발행해서 테라 토큰의 유통량을 흡수한다. 반대로 테라의 가격이 상승하면 테라 토큰을 추가로 발행해서 화폐주조차익을 만든다. 이렇게 경제가 성장하면 화폐주조차익의 일부를 활용해 루나 토큰을 소각하는 식으로 루나 토큰 발행량을 10억 개로 유지한다.





3. 루나 네트워크 합의 알고리즘

루나 네트워크는 지분위임증명(DPoS) 방식의 합의 알고리즘을 갖고 있다. 루나 토큰 보유량 순으로 100개의 대표 노드를 선정한다. 대표 노드는 네트워크 합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블록 프로듀서 선출에 참여할 자격이 주어진다. 블록 프로듀서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루나 토큰 보유량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블록 프로듀서가 되면 테라X 결제를 검증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네트워크 수익을 배당 형태로 보상받는다. 배당 재원은 가맹점에서 지불하는 결제 수수료다.


보상을 받은 블록 프로듀서는 자신을 지지하는 대표 노드들과 수익을 분배한다. 보상을 분배하는 방식은 메인넷 출시 후 공개될 예정이다.

 

4. 루나 토큰은 어떻게 분류될까?

루나는 얼핏 증권형 토큰처럼 보인다. 루나 토큰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하고, 루나 토큰 보유자는 네트워크 수익의 일부를 배당 형태로 지급받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테라는 루나가 증권형 토큰이 아닌 유틸리티 토큰이라고 강조한다. 기존의 투자계약증권과는 성격이 다른 새로운 유형의 자산이라는 이유에서다.


테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하위 테스트(Howey Test)를 참고해 증권형 토큰으로 분류되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특히 타인의 노력으로 이익을 얻지 않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일례로 단순히 루나 토큰을 갖고 있기만 하면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한다.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유지 및 발전 활동에 기여해야 한다. 대표 노드는 테라X 결제를 검증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그 외 토큰 보유자들도 대표 노드 선출을 비롯한 몇 가지 활동을 수행하기를 요구한다. 루나 토큰 보유자에게 요구하는 활동과 관련해서는 테라에서 정책을 정리하고 있다.


SEC는 하위 테스트(Howey Test)로 토큰의 증권 여부를 판단한다. 하위 테스트는 특정 금융 거래가 투자 성격을 띠는지와 증권 여부를 판별했던 미국 대법원의 판례에 기초한 테스트로 △ 자금을 투자했는지 △ 공동의 사업에 투자했는지 △ 투자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지 △ 타인의 노력으로 이익을 얻는지 등 네 가지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SEC에서는 하위 테스트의 4가지 항목을 모두 충족할 때 증권으로 분류한다. 



테라 프로젝트 관전 포인트

1. 현금 결제 이슈

테라X가 결제 유예나 할부 금융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테라X는 중개 업체를 제거해 카드 결제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5~10% 할인을 제공한다고 해도 구매 시점에 현금을 지불해야 한다면 소비자는 지출 압박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 ‘월급이 통장을 거쳐간다는 표현처럼 월급날에만 구매력을 갖는 사람도 많아서다.


테라는 로열티가 높은 소비자에게 객단가가 낮은 상품 위주로 판매함으로써 거래액을 늘리는 전략을 취했다. 소비자가 부담 없이 여러 차례 구매하도록 유도해 결제 빈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티몬 생필품’, 배달의 민족 음식’, 야놀자 숙박등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상거래 플랫폼 위주로 테라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2. 시장 전략

한국은 온라인 결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이미 자리 잡은 간편결제 서비스도 많다. 단순히 결제를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가 사용하리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테라는 5~10% 상시 할인을 무기로 내세웠다. 하지만 5~10% 할인이 매력적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이미 여러 이커머스 플랫폼과 카드사에서도 프로모션 형태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서다.


테라는 조건 없는 상시 할인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기존의 프로모션은 ‘5만 원 이상 구매 시, 2000원까지 할인과 같이 부수적인 조건을 많이 붙이고 있다. 사용할 수 있는 쿠폰 개수도 한정적이다. 반면 테라는 이러한 조건을 붙이지 않고 할인을 제공한다. 게다가 횟수 제한도 없다. 그렇기에 초반에는 특정 이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로열티가 높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전파되다가 프로모션 공백기에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테라가 사용자 확보에 주력하는 곳은 동남아 시장이다. 대다수 동남아 소비자가 금융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동남아에는 은행 계좌도 만들지 못한 사람이 많다. 은행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인구밀도가 낮고 수천 개의 섬으로 나뉘어 있다 보니 지점을 세우기도 여의치 않다. 어쩔 수 없이 현금거래나 물물교환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도 휴대폰은 갖고 있다는 점이다. 테라는 이 점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신용카드 결제를 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 곧바로 암호화폐 결제에 익숙해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테라는 이를 위해 중국의 사례를 참고했다. 중국은 신용카드 단계를 거치지 않고 QR코드 결제 단계로 넘어갔다. 테라는 동남아도 같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신용카드 단계를 거치지 않아 새로운 트렌드를 빠르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동남아에서 테라X를 통한 거래가 늘어나고 테라 토큰이 스테이블 코인으로서의 입지를 굳히면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안할 계획이다.

 

3. 테라 토큰의 지속 가능성

스테이블 코인은 화폐다. 그렇기에 현금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활한 현금흐름을 위해서는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스테이블 코인의 유입과 유출이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수입이 지출보다 많을 때 지속 가능한 구조라 할 수 있다.


테라는 가맹점으로부터 0.5~2%의 수수료를 받고 소비자에게는 5~10%의 할인을 제공할 예정이다. 네트워크 차원에서 보면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구조다. 영업활동만으로는 네트워크를 유지할 수 없다. 별도의 재원이 필요하다테라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 시 발생하는 화폐주조차익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 화폐를 발행해서 발생하는 신용으로 충당하는 것이다. 즉 테라는 네트워크 성장 가치를 사용자에게 돌려주겠다는 전략이다.




테라의 전략은 네트워크의 성장을 전제로 한다. 더 많은 화폐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내 결제 규모가 커져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용자 수와 결제 규모는 테라가 목표로 하는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꾸준히 성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조적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가맹점 수수료 인상 및 구매 할인율 축소 압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때 수수료나 할인율을 조정하게 되면 테라X를 사용할 유인이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


지속 가능한 네트워크 운영을 위해서는 테라X의 사용자 수와 결제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해야 한다. 이후 결제 시장에서 지배력을 갖게 될 때 가맹점 수수료와 할인율을 조정함으로써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 보인다.

 

테라가 꿈꾸는 금융의 미래

테라는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가 첫 번째 관문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글로벌 화폐그 이상을 꿈꾸는 것이다. 그렇다면 테라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블록체인 위에서 구현되는 알리페이를 만들겠다는 신현성 공동 대표의 발언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알리페이는 간편결제로 시작해 대출·투자 상품까지 제공하는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테라도 마찬가지다. 스테이블 코인을 이용해 기존의 금융상품을 모두 구현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테라는 결제 규모가 늘어나면 할부금융을 도입할 예정이다. 패션 커머스 플랫폼에서는 물건을 장바구니에 넣고도 결제하지 않는 소비자의 비율이 매우 높다고 한다. 옷이 마음에 들어도 가격이 비싸 구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신용이 없어서 현금으로 즉시 지불해야 한다. 할부금융은 소비자의 구매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테라는 할부금융이 패션이나 전자기기와 같은 고가격 상품 거래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했다.

할부금융을 비롯한 신용거래는 대출상품을 판매할 때 활용할 수 있다. 구매 데이터로 개개인의 신용과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는 대출 한도 및 이자율 산정의 근거자료가 된다. 대출은 여유자금을 가진 주체의 돈을 자금이 필요한 주체에게 전달하는 중개기능을 한다. 각 주체에게 자금 유동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테라 네트워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가격 변동성 완화를 목표로 한다. 이를 응용하면 가격 변동성을 활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활동도 할 수 있다. 이를테면 가격 변동성을 갖는 다른 암호화폐에 투자해 시세차익을 얻는 식이다. 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기는 펀드 형태로 판매할 수 있다. 현실 세계의 금융상품과 연계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변동성은 리스크를 수반한다. 리스크는 불확실한 미래 상황에 노출돼 예상이나 기대와 달라질 수 있는 정도를 뜻한다. 미래에 의도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대비가 필요하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나 비슷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보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이처럼 테라 토큰을 활용하면 현금 지불 시점을 늦추는 신용거래부터 네트워크에 자금 유동성을 제공하는 대출상품, 자산 증식을 위해 리스크를 감수하는 투자상품, 미래에 예측할 수 없는 재난이나 사고의 위험에 대비하는 보험상품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금융 체계를 스테이블 코인 중심으로 다시 설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이 가진 특성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금융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러한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테라 토큰 거래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모든 금융상품은 테라 토큰을 기반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로젝트의 성패는 테라 토큰이 결제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지배력을 갖느냐에 달려 있다.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다면, 테라가 새롭게 설계할 금융 시스템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김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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