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마켓
[단독] "코인 5억치 팔면 벤츠 1대 보너스"
다단계 코인 직접 검증해보니…
순금·외제차가 코인 판매 `보너스`
'원금보장·3배 수익' 투자자 현혹
'대형사 협약·은행 보유' 허위광고
임형준 기자
등록일: 2019-02-28  수정일: 2019-03-04


“뜬금없이 전화가 와서는 ‘3배 수익’을 보장한다며 코인을 사래요. 비트코인을 사본 적도 없다는데도 상담을 받으라고 하고… 대형 금융회사랑 협약한 거래소라니까 ‘한 번 들어나 볼까’ 싶더라고요”


최근 회사원 김 모씨는 3월 오픈을 앞두고 있다는 한 암호화폐 거래소로부터 코인 구매 권유 전화를 받았다. 암호화폐를 전혀 접해보지 못했다는 김 씨의 설명에도 상대방은 “지금 사면 3월 상장 즉시 3배 이상 수익이 보장된다”며 구매 상담을 권했다. “주식과 같은 안정적 배당을 주는 3세대 코인”이라거나 “이상한 업체가 아니라 구로동에 번듯한 사무실이 있는 정식 거래소”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얼마 전 다단계 코인 판매에 의한 대규모 사기 사건이 발생했지만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등 일부 신생 업체가 여전히 사기성 다단계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전화 판매까지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영업망을 확대해가고 있었다. 암호화폐 가격 변동의 진정세와 함께 시장이 안정화 되리라는 업계의 기대와 달리 일부 업체들이 여전히 무분별한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김 씨가 전화로 구매를 권유 받았다는 ‘ITX코인’을 직접 검증해보기로 했다. 해당 암호화폐를 국내에 판매 중인 인트콕스 코리아는 3월 중 거래소를 오픈한 뒤 자체 코인을 판매 가격의 3배 수준에 상장할 예정이라며 다단계식 영업을 벌이고 있었다. 이전에는 암호화폐 다단계 판매에 잘 활용되지 않던 무작위 전화 마케팅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이 업체는 “개인 매출 5억당 벤츠 1대씩 6대를 선착순으로 지급하겠다”고 거래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순금, 자동차 같은 고가의 물품을 암호화폐 판매 영업의 대가로 지급하고 있었다.


다단계 판매상들의 ‘홍보 포인트’는 언제나 같았다. “해외 대형 금융회사와 협약된 거래소”이며 “해외에 자체 은행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탄탄한 회사”라는 소개와 함께 “3월에 자체 거래소에 높은 가격으로 상장시켜 3~5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코인과 달리 갖고만 있어도 배당금을 계속 받을 수 있는 3세대 코인이어서 가격이 오른다”는 말로 구매를 권했다. 업체 측 대표의 케이블 방송 출연 영상도 활용됐다. 전문가로 출연한 업체 대표는 해당 방송에서 당당히 ITX코인을 홍보했다.


매일경제 취재 결과 해당 코인이 강조하는 홍보 내용은 대부분 허위나 과장이었다. 해외 대형 금융회사라던 Zenith Bridge는 해외 소재 ITX코인 본사 대표 소유의 소규모 회사였다. 자체 보유 은행으로 소개하며 라이센스 사진을 공개해둔 Royal Exchange Bank 역시 사무실 소재만 스위스일 뿐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아프리카의 소국 감비아에 설립한 역외 법인이었다. 게다가 설립 허가를 내 준 사이트마저도 감비아 정부가 ‘사기(Scam)’라고 밝힌 뒤 폐쇄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었다. 


결국 두 회사를 비롯해 해당 코인 거래소와 협약을 맺고 있다고 소개된 외국 회사 3곳이 거래소 본사 대표가 만든 소규모 회사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한국 지사격인 인트콕스 코리아 측은 미국 대형 금융 회사와 협약된 거래소라며 ITX코인으로 선물 거래와 FX거래(외환 마진거래)를 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해외 본사 대표를 포함해 암호화폐 팀으로 소개된 인물들이 대부분 한국인이거나 한국계 동포로 추정되는 점도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모두 영어 이름으로 소개되긴 했지만 성은 강씨, 김씨, 송씨, 이씨, 장씨, 허씨 등인데다 아무런 이력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 지사 대표 역시 영어 이름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거래소의 한국 지사라기보다는 애초에 한국에서 코인을 팔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라는 의심이 들 만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의 경우 암호화폐 판매 사기가 ‘전형성’을 띄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상식 밖의 높은 수익과 원금 보장, 해외 대형 기업과의 협약, 언론‧방송에 노출된 경력이나 유명인을 내세운 다단계 영업 일색이라는 것이다.


앞서 다단계 영업을 통한 유사수신 사기 행위 의혹으로 수사를 받게 된 코인업의 경우 원금의 4~5배 수익을 단기에 올릴 수 있다고 홍보하는 동시에 ‘중국에 있는 36만 평 리조트에서 WEC 코인이 화폐로 사용된다’거나 ‘남태평양 피지에서 아파트를 살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현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다단계 암호화폐 판매계에는 유사한 영업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국내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1년여 전 암호화폐 열풍 이후 다단계 코인 판매가 매우 흔해졌다“면서 ”관련 지식이 없다면 먼저 접근해 좋은 조건을 약속하는 판매자는 100% 사기꾼으로 보는 게 차라리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트콕스 코리아 측은 허위 광고를 펼친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해외 본사 측과는 관계를 끊은 상태라고 주장했다. 

정찬 인트콕스 코리아 대표는 "인트콕스 본사와 함께 ITX코인을 판매했던 것은 맞지만, 최근 본사 측의 부실한 회사 상태를 눈치채고 갈라선 뒤 독립된 업체로 운영 중"이라면서 "최근 판매했던 코인도 본사의 ITX코인과 같은 이름을 가졌을 뿐 자체 개발해 새롭게 발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업체명을 '엔젤컴퍼니'로 변경하고 코인 이름도 'Ngel코인'으로 바꾼 상태이며 기존 구매자들의 코인은 교환해 줄 계획"이라고 했다.

'3배 수익을 보장한다'고 홍보하는 등 허위·과장이 섞인 마케팅을 벌인 점에 대해서는 "영업 사원의 욕심이 과했던 것 같다. 과도한 영업의 잘못을 인정하며 담당 사원을 제대로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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