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기술분석
“BFT의 강력한 진화형태, aBFT에 주목하라”
해시그래프 "블록체인 모두에서 비동기식 비잔틴장애허용 알고리즘 필수"
DAG, 입소문 형태로 트랜잭션을 전파·검증...10만 TPS 목표
"0.001원보다 작은 마이크로페이먼트 사업 시대가 올 것"
강민승 기자
등록일: 2019-02-25  수정일: 2019-03-07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발생하는 공격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공개된 상태로 운영되는 분산원장(DLT)을 만들려면 네트워크 공격 등 지연이 발생하는 비동기적인 상황에도 기능하는 비동기식 비잔틴장애허용(aBFT) 알고리즘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리먼 베어드 헤데라 해시그래프 공동창립자(사진)는 지난 21일 서울 강남의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헤데라 해시그래프 밋업에서 비동기 알고리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베어드 공동창립자는 방향성비순환그래프(DAG)의 데이터 구조를 가진 해시그래프 분산 합의 알고리즘을 발명한 인사로 미공군아카데미의 컴퓨터과학과 교수를 역임한 바 있다. 그는 미공군아카데미에서 만난 25년지기 친구인 맨스 하몬과 함께 헤데라 해시그래프를 창립했다. 해시그래프는 지난해 공인 투자자 대상의 전환 사채(SAFT) 판매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약 1120억원을 모금한 바 있다.


비동기상황에 맞게 BFT 알고리즘 뜯어고쳐

비잔틴 장애 허용(BFT) 이론은 지난 30년간 분산시스템 보안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BFT 이론은 전체 네트워크 노드 중 3분의 1 미만이 비정상 노드일 경우 어떠한 형태의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트랜잭션으로 정확한 값을 전달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여러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실제 네트워크 환경에서 이론상의 알고리즘이 비동기식으로 발생하는 트랜잭션 요청을 처리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수학적으로는 완벽하지만 실사용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평을 듣고 있다. 게다가 정상 노드가 3분의 2 이상이어도 트로이 목마나 분산형 서비스 거부(DDoS)와 같은 무작위 공격이 가해질 경우에도 정상 작동을 보장할 수 없다.


베어드 공동창립자가 만든 해시그래프 알고리즘은 이같은 상황에도 거래 데이터의 유효성을 보장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해시그래프 합의 알고리즘은 가상 투표에 기반한 합의 알고리즘 구조로 비동기 상황에서도 효과적으로 기능해 비동기식 비잔틴 장애 허용(aBFT) 알고리즘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aBFT를 표방하는 프로젝트는 여럿 있지만 실제로는 분산원장의 비동기 네트워크를 부분적으로 실현할 뿐 궁극적으로 이뤄낸 프로젝트는 없었다. 거래를 하는 중 원장에 기록된 값을 받아오는 시간에 데드라인을 할당해 비동기식 거래 네트워크를 일부 실현하려는 프로젝트도 있었지만 완벽하지 않다. DDoS나 좀비 컴퓨터 환경인 봇넷, 악의적인 방화벽 등에 의해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비동기적인 상황에서도 기능할 목표로 만든 프랙티컬 비잔틴 장애 허용(PBFT)이나 팩소스를 개선한 RAFT 등의 형태로 구현된 알고리즘도 효과적이지 못했다. 이들은 단계에 따라 선출된 리더가 돌아가면서 트랜잭션의 순서를 합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aBFT에는 결론적으로는 모두 실패했다. 리더를 겨냥한 공격이 발생하면 전체 네트워크가 무너지는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입소문 퍼뜨리며 트랜잭션 전송하는 가십 프로토콜

반면 해시그래프는 가십 프로토콜을 통해 원장을 기록해 비동기식 네트워크의 거래를 처리한다. 가십 프로토콜은 소문을 퍼뜨리며 합의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해시그래프의 사용자는 원장 플랫폼에 존재하는 노드를 무작위로 선택하고 그곳으로 트랜잭션을 보낸다. 트랜잭션 자료를 받은 상대편 노드는 랜덤하게 또 다른 몇 노드에게 트랜잭션을 반복해서 보낸다. 전파돼 처리되는 트랜잭션의 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거듭제곱의 수로 증가한다. 헤데라 해시그래프는 10만 TPS를 목표로 한다. 빠른 속도가 가능한 이유는 해시그래프의 프로토콜은 두꺼운 프로토콜 레이어를 갖고 있는 기존 블록체인의 통신보다 오버헤드가 적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Block72]


해시그래프의 트랜잭션도 네트워크에 성공적으로 포함되려면 트랜잭션의 순서가 정렬돼야 한다. 아직까지 트랜잭션, 블록의 순서를 합의하는데 있어 뚜렷한 해법은 없다. 작업증명(PoW) 블록체인에서는 채굴이 이를 담당했고 담보형 지분증명(PoS) 방식에서는 지분과 비례하는 확률로 정해지는 무작위 노드가 결정하는 방식을 취했다. 해시그래프는 타임스탬프를 활용한 방식으로 트랜잭션의 순서를 정한다. 가십 프로토콜이 자신의 정보를 전달할 때 소문을 어떤 노드로부터 언제 들었는지 타임스탬프라는 도장을 찍어 보낸다.

[사진 출처=Block72]


만약 타임스탬프가 공정하지 않으면 잘못된 기록이나 이중지불을 만들 수 있기에 공정한 기록이 꼭 필요하다. 타임스탬프의 공정성과 보안을 위해 해시그래프는 가십으로 전달받은 트랜잭션이 네트워크에 도달한 시간의 중앙값을 찾는다. 이를 토대로 트랜잭션을 정렬한다. 한편 베어드 공동창립자는 "해시그래프의 트랜잭션이 네트워크에 도달하는 시간은 해시그래프의 대부분의 노드에 소문으로 전파된 때를 말하며 이는 로그함수의 형태를 취해 자료의 수가 수만에서 수십만으로 갑자기 늘어도 처리하는 데는 1초 미만의 시간이 더 소요될 뿐"이라며 가십 프로토콜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4세대 DLT 목표로 추가된 헤데라 기능들...다중 서명 레이어, 클레임 제도

헤데라는 해시그래프 알고리즘으로 구동되는 분산원장을 제어하는 레이어를 말한다. 여기에는 기존 블록체인에서는 볼 수 없던 새로운 요소들이 많이 들어 있다. 헤데라 해시그래프는 트랜잭션의 서명에도 멀티시그를 도입할 수 있다. 멀티시그가 부여된 트랜잭션의 경우 트랜잭션을 전송하려면 참여자 간 서명을 서로 조합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세명이 관여된 트랜잭션에서는 적어도 2명이 서명에 참가해야 송금을 최종 승인하는 식으로  설계할 수 있다. 만약 해당하는 다중서명이 없으면 트랜잭션이 실행되지 않는다. 해시그래프는 참여자 간의 서명 뿐만 아니라 참여자가 속한 네트워크의 위계에 따라 15단계에 걸쳐 서명을 관리할 예정이다.

[사진 출처=Block72]


원장을 관리하는 스마트 컨트랙트에서도 다중 서명을 적용해 컨트랙트 자체를 제어할 수 있다. 이더리움과 같은 기존 스마트 컨트랙트에는 버그가 있어도 컨트랙트 자체를 취소할 수가 없어 엮인 자금이 그대로 묶이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헤데라에서는 배포된 스마트 컨트랙트를 사용자들의 합의를 통해 기각할 수도 있다. 스마트 컨트랙트가 배포되면서 만들어지는 중재 키 덕분이다.


컨트랙트의 중재 키를 보유한 참여자들은 버그 발견시 합의를 통해 기존 컨트랙트를 취소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트랜잭션 취소 등 모든 행위를 수정할 수 있다. 헤데라의 원장은 여러 자율성이 보장되지만 그만큼 참여자 간 자율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한편 해시그래프의 컨트랙트는 이더리움과 마찬가지로 솔리디티 언어를 통해 작성된다. 솔리디티로 작성된 이더리움의 스마트 컨트랙트를 그대로 가져와 해시그래프에 쓸수도 있다. 이더리움에서는 단일 이더리움가상머신(EVM)을 통해 컨트랙트와 트랜잭션을 실행했다면 해시그래프에서는 이들이 영역별로 나눠 담겨 병렬로 처리되는 형태를 지니고 있다. 베어드 공동창립자는 “병렬 처리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네트워크 샤딩을 적용할 것"이라며 "샤드 간 통신을 위한 크로스 샤딩 기술과 관련한 문서를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헤데라는 송금 거래의 증명서를 취소함으로써 거래를 취소하는 클레임 제도도 포함하고 있다. 클레임은 트랜잭션에 붙는 증명서의 해시값인데 이를 통해 트랜잭션을 지울 수 있다. 예를 들어 국가간 송금거래에서는 외환 규제가 있을 경우 중간자가 개입해 증명서를 발급하고 거래를 보장해야 한다. 즉 앨리스가 밥에게 송금을 할 때 앨리스가 송금에 합당한 사람인지 검증하기 위해 제3자인 캐롤이 관여하는 식이다.


하지만 캐롤에게 네트워크 공격 등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캐롤의 승인 없이도 앨리스가 송금이 되는 경우도 생겨날 수 있다. 이같은 악의적인 행위나 비정상적으로 발생한 거래를 취소하기 위해 클레임 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다. 위의 상황에서 캐롤은 앨리스의 클레임을 삭제해 거래를 취소할 수 있다. 한편 거래의 과정에서 클레임을 암호화해 전송하면 익명성이 강화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마이크로페이먼트로 비즈니스 모델 세우는 시대 온다”

헤데라 해시그래프는 단기적으로 마이크로페이먼트 플랫폼을 만들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메일을 보내는 기능에 마이크로페이먼트를 적용함으로써 스팸 메일에 벌금을 부과한다든지, 스트리밍 서비스를 토대로 음악가들에게 실시간으로 토큰을 전송하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할 것으로 해시그래프는 전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크롬 플러그인도 개발할 예정이다. 베어드 공동창립자는 "크롬 브라우저의 확장성 프로그램 형식으로 월릿을 만들고 마음에 드는 웹사이트의 기사에 0.001원 등을 송금하는 등 기존의 월간 구독, 연간 구독 시장에 쓸 수 있는 마이크로페이먼트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시그래프는 자사의 분산원장에 적용되는 자사의 토큰 이코노미를 위해 PoS 알고리즘을 구동할 계획이다. 해시그래프의 PoS에서는 의사결정을 위해 1토큰 당 1표를 행사하는 거버넌스를 취할 예정이다. 해시그래프는 코인을 긴 기간 동안 산발적으로 퍼뜨릴 예정이며 대지주의 출현을 막기 위한 목표로 참여자들은 적은 수량만 구매할 수 있다. 때문에 해시그래프의 PoS는 담보를 예치하고 비정상행위가 발생했을 때 지분을 깎아 처벌하는 슬래싱 조항도 애초에 필요하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헤데라 해시그래프는 현재 분산원장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모든 행위를 복사해 저장하는 미러 노드를 올해 개발할 예정이다. 미러 노드는 네트워크에서 발생한 모든 행위의 목격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해시그래프 네트워크 자체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취지에서 개발된다. 


[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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