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기술분석
"블록체인 트릴레마 해답은 난공불락 합의 알고리즘"
실비오 미칼리 알고랜드 창립자 "기존 PoW, dPoS, PoS는 트릴레마를 해결할 수 없어"
"블록체인 비즈니스, 인센티브 설계에 주의해야"
강민승
등록일: 2019-01-24  수정일: 2019-01-27


“탈중앙화에 충실한 진정한 블록체인은 수조원의 가치가 있다. 따라서 보안이 매우 중요한데 별도 솔루션으로 공격에 대비하기보다 블록체인 합의 알고리즘을 애초에 난공불락으로 설계하는게 더 중요하다.”


실비오 미칼리 알고랜드 창립자(사진)는 지난 23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코빗 라운지에서 열린 알고랜드 밋업에서 합의  알고리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미칼리 창립자는 암호학과 컴퓨터 이론의 전문가로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컴퓨터 과학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튜링상의 수상자이기도 하다. 그는 블록체인의 트릴레마를 풀기 위한 프로젝트인 알고랜드를 재작년 창립했다.


"중앙화시스템의 폐단, 블록체인으로 극복하라"

미칼리 창업자는 어떤 기술이 성공적이라고 평가받으려면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과 고통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누구나 쓰지만 그 누구도 잘 인지하지 못하는 통점인 중앙화된 시스템이 바로 일상의 불편함에 해당한다는 얘기다. 예로 페이스북이나 구글을 들 수 있다. 중앙화된 시스템은 태생적으로 다른 새로운 기업이 출현하지 못하도록 진입장벽을 만들고 사용자들이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 없도록 입을 막는다고 그는 지적한다.


게다가 중앙화된 시스템에서는 사용자의 정보가 남용될 수 있고 시스템도 독점적으로 운영돼 외부의 공격에 취약하다. 페이스북 해킹 사건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중앙화된 금융거래 시스템은 사람들이 보내는 수억개의 메시지를 바로 수용할 수 없고 청산작업인 클리어링에도 며칠이 걸리는 등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다.


미칼리 창업자는 블록체인과 같은 탈중앙화시스템은 앞으로 사회의 여러 문제의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신뢰의 구축, 신뢰, 투명성을 적용할 실생활 사례도 매우 많을 것"이라고 말한다. 블록체인을 도입해 가격 형성 절차를 투명하게 함으로써 합리적인 소비 시장을 조성하고 여러 사업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 중간자를 제거해 거래 비용을 낮출 수도 있다. 그는 “전세계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의 합이 8경원인데 금융 거래 수수료로 5000조원이 매년 증발한다”며 블록체인을 도입하면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전망한다.


PoW, dPoS, 담보형 PoS 알고리즘…트릴레마 해법 아냐

블록체인이 이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리라는 기대와 달리 마법같은 블록체인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블록체인을 만드는 건 어렵지 않다. 하나의 블록을 만들고 해시함수를 사용해 연결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 블록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인데 이를 결정하는 건 쉽지 않다.


이를 풀기 위한 몇 가지 유명한 알고리즘이 등장했다. 하지만 미칼리 창립자는 작업증명방식(PoW), 위임형지분증명방식(dPoS), 담보형지분증명방식(PoS) 알고리즘 모두 블록체인의 고질적인 트릴레마를 풀 수 없다고 지적한다. 트릴레마는 확장성, 보안, 분산화를 한 번에 모두 성취할 수 없다는 블록체인의 난제를 말한다.


PoW 방식은 컴퓨터에서 어려운 퍼즐을 풀어 다음 블록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PoW를 탑재한 블록체인은 사용자 간 코인을 얻기 위한 채굴 경쟁을 촉발한다. 때문에 채굴할 코인이 남아있는 한 컴퓨팅 자원은 무한히 투입된다. PoW 방식은 블록체인의 구동 비용이 많이 들고 트랜잭션의 처리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전기 사용량도 많아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


만약 같은 문제를 풀 경우 메인체인 내부에 브랜치를 만들고 포크를 발생시킨다. 포크로 인해 사용자의 거래 내역이 유실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PoW 블록체인이 탈중앙화의 이념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3곳, 이더리움은 2곳의 채굴장이 장악해 심각한 중앙화를 이루고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


dPoS는 이오스처럼 21명의 믿을만한 사람에게 다음에 이어질 블록의 생성 권한을 위임하는 방식이다. 미칼리 창립자는 이같은 방식은 애초에 완전히 중앙화된 방식이라며 탈중앙화와 거리가 멀다고 말한다. 처음에 정직했던 사람이 끝까지 정직하리라는 보장이 없으며 보안 문제도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설명이다. 단지 21명을 대상으로 서비스 거부 공격을 퍼부으면 네트워크는 망가지게 된다.


그는 최근 주목받는 PoS도 안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PoS는 일단 테이블 위에 참여자들의 돈을 올려놓고 만지지 못하도록 감시하며 블록을 생성할 권한을 랜덤하게 부여하는 방식이다. 비정상행위가 발생하거나 불법행동을 하는 참여자의 지분을 삭감해 처벌한다.


하지만 검열과정에서 부정행위가 발생한 거래를 블록에 일부러 넣지 않으면 누구도 모르는 완전범죄가 된다. 또 지분이 방어벽으로 작용한다고는 하지만 큰 돈을 기회비용 삼아 공격을 일삼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문제다. 그는 “PoS 시스템은 자금력을 갖춘 강도들에게 블록체인을 제어하기 쉬운 길을 만들어 주는 것과 다름 없다”고 지적한다.


순수 100% PoS를 위한 BFT, 알고랜드 알고리즘

미칼리 창업자는 블록체인의 트릴레마를 풀기 위해 컴퓨터 과학의 기초부터 시작해 블록체인의 프로토콜을 새로 만들었다. 기존에 존재하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코드 등을 사용하지 않고 스크래치부터 시작했다. 알고랜드는 1980년대의 비잔틴 합의 이론을 알고랜드 버전으로 재구현했다. 코드는 고(GO) 언어로 구현됐다.


비잔틴장애허용(BFT) 알고리즘은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거래를 할 때 특정 값에 대한 동의와 일관성을 확보하는데 중점이 있다. 즉 어떤 값을 갖고 네트워크에 전파된다 하더라도 메시지 공유 과정을 통해 결국 모두 같은 값을 공유하게 된다. 하지만 BFT는 오래된 이론으로 블록체인에 탑재해 수십억명이 사용하기 위한 최적화에 무리가 따른다. 기존의 비잔틴장애허용 알고리즘은 최대 12명까지만 성능이 보장되는 한계점이 있다. 더 확장하면 메시지 교환이 매우 느려진다.


알고랜드의 합의 알고리즘은 전세계의 대다수 사람들이 정직하고 돈도 정직하게 보관하리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알고랜드는 합의의 과정이 두 단계로 나뉜다. 첫번째 단계에서 한명의 사용자가 임의로 선출된다. 선택될 확률은 시스템에 예치한 금액의 양과 비례해 상승한다. 선출된 사용자는 블록을 생성하고 전파한다.


두번째 단계에서는 모든 사용자 중에서 임의로 1000명의 사람을 선출한다. 선출된 1000명의 사람들은 처음 단계에서 만들어진 블록이 맞는지 틀린지 합의한다. 1000명을 임의로 선출하고 검증을 맡길 때 선출된 사람들 중 대다수가 악할 확률은 매우 낮다고 그는 가정한다. 이렇게 두 단계를 통해 합의된 블록은 확정된다. 알고랜드의 블록은 포크가 일어날 확률이 거의 없다.


블록합의를 위한 선출은 복권형 추첨 방식이다. 블록은 즉각적으로 생성되며 약 1ms 이내에 검증자가 선출된다. 선출과 동시에 블록을 피드백하는 의견을 전파한다. 의견을 조작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자신이 선출됐는지 알 방법은 자신이 피드백 메시지를 보냈는지를 살펴보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알고랜드의 알고리즘은 대부분의 사람이 정직하고 악의 세력은 일부라는 가정에서 출발하기에 대다수 사회 구성원이 악할 경우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알고랜드의 알고리즘이 적용되지 않는 곳은 정글보다 도덕적으로 못한 사회일 것”이라며 알고리즘이 유효함을 강조했다.


“블록체인의 필요악, 인센티브 설계를 주의해야”

미칼리 창립자는 블록체인 비즈니스의 운영을 위해 인센티브 엔지니어링을 주로 도입하지만 주의점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스템에 인센티브로 돈의 개념이 들어오면 참여자들 각자의 동기부여가 달라지고 이로써 전체 시스템을 망가뜨릴 수 있다”며 인센티브를 설계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이미 존재하는 인센티브 시스템에 소수에게 권력이 집중되길 막길 원한다면 블록체인에 참여비용을 낮추는 등 여러 해법이 필요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알고랜드는 이같은 알고리즘으로 구동되는 몇 가지 거버넌스를 구상하고 있다. 특히 자사의 토큰을 발행할 때도 값을 조금씩 떨어뜨리며 판매하는 경매 방식인 더치 옥션을 열 예정이다. 사용자는 사용할 토큰을 직접 가격을 매겨 구매할 수 있을 예정이다. 더치 옥션은 중개자가 필요없고 판매 상품을 여러 조각으로 쪼개 구매할 수도 있는 장점이 있다. 


[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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