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암호학의 대가, 블록체인과 손잡다
천정희 서울대 교수, 동형 암호의 블록체인 적용 방안 비들 서울 2018서 발표
정은진 샌프란시스코대 교수와 블록체인 스타트업 '래쇼날 마인드' 설립
김용영
등록일: 2018-11-28  수정일: 2018-11-29



암호학의 대가인 천정희 서울대 교수(사진)가 블록체인 업계에 합류한다. 다른 컴퓨터 공학 전문가인 정은진 샌프란시스코대 교수와 함께다. 이들은 실리콘밸리에 래쇼날 마인드라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천정희 교수의 동형 암호 기법을 활용해 데이터를 암호화한 상태에서 블록체인을 운영하는 기술을 연구한다. 동형 암호를 이용하면 데이터를 암호화한 상태에서 더하기, 곱하기 등 전산 처리가 가능해 금융, 의료 등 민감한 개인 정보도 블록체인에 올릴 수 있어 주목된다.


개인정보, 암호화된 상태로 가공한다

천정희 교수는 4세대 암호로 꼽히는 동형 암호의 권위자다. 동형 암호는 정보를 암호화한 상태에서도 연산이 가능한 암호체계를 말한다.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3세대 암호인 공개키 암호 알고리즘과 비교할 때 데이터 가공을 위해 암호화된 정보를 해독하지 않아도 돼 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또 소인수분해에 기인한 공개키 암호 알고리즘이 양자 컴퓨팅에 취약한 데 비해 동형 암호는 수학계의 난제인 래티스 문제에 기반하고 있어 양자 컴퓨팅에 내성을 갖고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같은 장점으로 동형 암호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수행 중이지만 원천 기술을 보유한 곳은 다섯 군데에 불과하다.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정보기술(IT) 기업 두곳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프랑스, 그리고 천정희 교수팀 등 학계 3곳이다. 특히 천정희 교수팀은 연산 성능에서 다른 곳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올림 기법을 적용해 성능을 높인 동형 암호 알고리즘 '혜안(HEAAN)’을 개발해 지난해 게놈 데이터 보호 경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참가팀 7곳 전부가 혜안 알고리즘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돼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동형 암호의 장점은 바로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면서도 빅데이터 분석과 머신 러닝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암호화된 정보 자체를 해독할 필요 없이 바로 가공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를 노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천정희 교수는 이것을 보석 가공에 비유했다. 유리로 완벽하게 차폐된 상자에 고무장갑만을 끼워 원석을 가공하게 하면 도난 우려 없이 가공이 가능한 것처럼 개인 정보도 동형 암호라는 차폐막을 씌운 채로 가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동형 암호로 블록체인 활용도 극적 향상

블록체인에서 동형 암호가 주목받는 것도 같은 이유다. 유전자 분석과 같은 민감한 개인 정보부터 금융정보까지 보안이 필요한 데이터 모든 영역에 동형 암호를 이용해 분석이 가능하다. 동형 암호의 이같은 장점은 산업계에서 일찌감치 주목받았지만 가공 속도가 느리고 암호화했을 때 저장 공간이 대폭 증가한다는 문제 때문에 쉽사리 적용되지 못했다. 하지만 천정희 교수팀이 만든 혜안은 반올림 기법을 적용해 연산 성능을 대폭 끌어올렸다. 최근 코리아크레딧뷰로와 함께 수행한 동형암호 기반 신용평가 모델 개발 사례에서도 비암호화된 상태에서의 처리 성능보다는 느리지만 비즈니스에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성능이 확보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즉 현재 정보의 주요 활용처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그리고 블록체인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 중 블록체인에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 블록체인은 트랜잭션의 전 과정을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개인 정보는 적용할 수 없다는 논리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최근 페이스북의 개인 정보 유출과 해킹 사태로 프라이버시에 대한 대중의 민감도가 급격히 높아진 상황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앱들도 정보의 가치가 높은 금융인나 의료보다 게임이나 도박과 같은 분야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천정희 교수는 이같은 상황이 동형 암호의 적용으로 타개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데이터가 탑재되는 중간에 미들웨어 형태로 동형 암호를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래쇼날 마인드에서 이와 같은 구조를 가진 블록체인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내년 상반기 내 공개할 계획이다. 그전에 29일 열리는 블록체인 개발자 컨퍼런스인 비들 서울 2018에서 정은진 교수와 함께 동형 암호를 이용해 블록체인에서 머신러닝을 수행하는 방안을 강연할 예정이다.


천정희 교수는 “성능상의 이슈만 없다면 블록체인에 동형 암호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동형 암호로 블록체인의 적용 범위를 넓혀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등장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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