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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야성 살리려면 정부 개입 말아야"
에스토니아 대통령 방한 "데이터 인프라 만들어주면 스타트업은 스스로 성장"
신현규.박용범 기자
등록일: 2018-10-09  수정일: 20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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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는 블록체인과 데이터로 만들어진 '디지털 스타트업 플랫폼'입니다." 

'블록체인 선진국'이라 불리는 에스토니아의 케르스티 칼률라이드 대통령은 매경미디어그룹 주최로 10일 개막하는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해 '디지털로 만든 기업가정신의 국가'가 에스토니아의 정체라고 강조했다. 에스토니아를 '국가'가 아니라 '플랫폼'이라고 불렀다는 점이 특이하다. 

칼률라이드 대통령은 "누구나 에스토니아의 디지털 자원을 활용해 창업을 하고 스타트업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에스토니아는 오픈 플랫폼"이라며 "한국 기업들도 이 플랫폼 위에서 다양한 스타트업들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에스토니아와 같은) 작은 나라는 작은 목표를 달성할 시간이 없다"며 "부유한 강대국과 같은 방법으로 경제를 성장시키다보면, 그들보다 발전할 수도 없고 도약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디지털을 활용해 이제까지 전 세계적으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국가전략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타트업들의 탄생을 장려하기 위해 에스토니아가 '직접적으로' 하는 것은 없다. 칼률라이드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기업가들의 야성(Animal Spirit)을 살릴 수 있는 정책이란 없다고 본다"며 "제도를 정비하고 데이터 환경을 만들고 충분한 인프라를 조성해 주는 것 외에는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들을 키우는 것이 목표인데 스타트업들에 예산을 직접 지급하거나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제도와 인프라를 잘 정비해 주는 것만 하겠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면 글로벌 대기업들이 에스토니아에 직접 들어와서 시장을 교란해 스타트업을 힘들게 하는 것을 에스토니아는 막고 있다. 

그는 "우리는 전 세계 기업 브랜드들이 에스토니아에서 직접 비즈니스를 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그런 환경을 조성하고 싶지도 않다"며 "다만 그들이 에스토니아에서 탄생하는 수많은 스타트업들을 오히려 지원하고 함께 기업가정신을 일궈주었으면 하고 희망한다"고 말했다. 

에스토니아의 이 같은 디지털 인프라 덕택에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된 '스카이프', 아프리카와 유럽 등에서 우버를 위협하고 있는 승차공유 서비스 '택시파이' 등이 에스토니아에서 태어났다. 전 세계 우수 인재들도 에스토니아로 몰려들고 있다. 에스토니아 관계자는 "국민 전체가 데이터 생산자이자, 사이버 보안관이자, 스타트업 창업자가 되는 나라가 바로 에스토니아"라고 말했다. 

다만 가상화폐의 국가적 도입에 대해서는 칼률라이드 대통령이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그는 "블록체인으로 가상화폐를 만들려면 그 뒤에 돌아갈 수 있는 경제체제가 선행돼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어떤 가치를 중심으로 가상화폐 경제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성공모델이 없고, 그 결과 투기가 아니냐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현규.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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