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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없인 블록체인 성장못해…시범적 규제유예 해야"
정주원 기자
등록일: 2018-10-02  수정일: 20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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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는 규제하고 블록체인은 육성한다는 이분법적인 생각을 먼저 버려야 합니다." 

국회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활성화 논의에 가속도가 붙은 가운데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연구원 교수(암호화폐연구센터장)가 지난 1일 경제·금융 전문가로 꾸려진 정책제언 모임인 민간금융위원회 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날 간담회 발제자로 나온 김 교수는 "금융당국을 비롯한 일각에선 가상화폐의 투기성을 빼고 블록체인만 키우겠다고 하지만,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은 분리될 수 없다"며 "블록체인 기술 중 가상화폐의 성질을 버리고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가상화폐를 활용한 자금 조달 모델인 가상화폐공개(ICO)는 당장 허용하기 어렵다면 규제 샌드박스에서라도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일정 기간 일정 구역에서 신산업 분야에 대한 규제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실제로 가상화폐 규제 이후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의 활용폭이 좁아졌다는 게 김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국내 금융사들이 블록체인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하고자 하는 의욕은 있지만 당국이 가상화폐를 인정하지 않는 한 제약이 너무 많다"며 "금융권이 가상화폐 관련 업무에 아예 손을 대려 하지 않고 기술 이해도도 낮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가상화폐 리플은 해외 송금에서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당국 규제 이후 사업 진척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국이 새로운 산업을 외면하는 사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가 해외로 이전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김 교수는 "이미 일부 대형 거래소는 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 해외로 나가고 있다"며 "국부 유출은 물론이고 국가 주권의 주요 기능인 세금·수사 관련 정보를 포기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이상빈 민금위 위원장(중국 상하이자오퉁대 교수)은 "금융당국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들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태형 율촌연구소장은 "발전 중인 분야에 법무부가 나서 합법·불법 잣대를 들이댔던 것이 패착이었다"며 "이미 자산가들은 가상화폐를 주요 자산운용·대체투자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라는 용어를 '암호자산(Crypto-Asset)'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동원 성균관대 교수는 "화폐라는 명칭 탓에 투기세력이 생기고 법정화폐 대체 논란만 커진 측면이 있다"며 "주요 20개국(G20)과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사용하는 '암호자산'으로 용어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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