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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안 바꿔도 암호화폐 공개(ICO) 가능해진다
신현규.오찬종 기자
등록일: 2018-09-21  수정일: 2018-10-13
정부가 별도로 법규를 마련하지 않아도 국내에서 암호화폐를 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하는 일이 가능해 질 것 같다. 기존의 크라우드 펀드 관련 법규(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에 관한 법률)를 활용해 한 민간업체가 ICO를 중개하는 업무를 하겠다고 선언했고, 금융위원회도 "일단 절차상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만일 정말 이런 일이 가능해 지면 향후 암호화폐 공개시장이 크라우드 펀드 관련 중개사 쪽으로 급격하게 쏠릴 가능성도 점쳐 진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암호화폐 공개 관련 법규가 없었고, 이 때문에 암호화폐 공개를 통해 비즈니스를 하려는 사람들은 비싼 수수료를 들여가면서 해외에서 관련 업무들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과연 암호화폐 공개 시장의 판도가 크게 변화할 수 있을 것인지, [미라클 어헤드]에서 자세하게 뜯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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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원희룡 지사
■ 기(起): 배경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암호화폐를 공개하는 행위는 우리나라에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블록체인 기술로 뭔가를 해 보려는 사람들은 다 싱가포르, 스위스, 몰타 등과 같은 해외로 간다. 이 때문에 한국 금융당국도 암호화폐를 한국에서 어떻게 법적으로 규정할 것인지에 대한 준거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작업이 수개월째 지지부진하다. 정치권 관계자는 "참여정부에서 부동산, 주식 가격 상승 등 투기가 가져온 국민적 피해를 지켜본 문재인 정권 입장에서는 '투기'와 연결된 어떤 행위들도 조심스럽게 접근하려는 경향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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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크라우드 펀딩법으로 암호화폐 공개가 가능하다고 주장한 크라우디 김주원 대표 인터뷰 기사. <아웃스탠딩 캡쳐>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에서 획기적 블록체인 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과연 정치권에서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제주도 원희룡 지사가 블록체인 특구를 만들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는데 시간이 꽤나 걸리는 방안이다.

■ 승(承): 전개

상황이 이렇자 민간에서 대안이 하나 나왔다. 
크라우드 펀딩 회사 중 하나인 '크라우디'가 암호화폐 공개를 (법 개정 없이) 현행 법 제도 안에서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이다('아웃스탠딩' 기사 참조: https://outstanding.kr/icocrowd20180919).

김주원 크라우디 대표는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온라인 상에서 불특정다수에게 자금을 모집할 수 있도록 지난 2015년 8월에 법안이 통과됐다"며 "부수적 업무로 리워드형 크라우드 펀딩도 가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리워드형 크라우드 펀딩은 스타트업을 후원하면서 그 회사의 제품을 일정 보상으로 받는 개념이다.
(실질적으로는 사이트에서 물건 구매하는 것과 비슷하지만 법적으로는 돈을 내는 행위는 '후원'의 개념이고 그에 따라 받는 물건은 '회사가 표시하는 감사의 뜻' 정도다.) 쉽게 말해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새로 나왔다 하면, 일반인들이 거기에 후원을 하고, 그 고마움의 뜻으로 암호화폐를 받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 크라우디의 생각이다.

김주원 대표는 아웃스탠딩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법치국가라면 저희를 처벌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그는 [미라클 어헤드]에게 "이미 블록체인 기반의 여행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하나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 전(轉): 반전

정부가 과연 가만히 있을까. 이처럼 쉽게 (법과 제도 변경없이) ICO가 허용될 요량이었다면 왜 그동안은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일까. [미라클 어헤드]와 매일경제가 금융위원회를 취재한 결과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100% 명확한 답을 갖고 있지는 않다. 다만, 현행 법규와 절차상 문제는 없다는 것이 그들의 판단이다. 즉, 이미 만들어 둔 법규에 의해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에 크라우드 펀딩으로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것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암호화폐 공개에 대해 어떤 논리를 대서라도 반대하려 했던 정부의 대응자세가 무언가 바뀐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문제는 유사수신 행위를 하게 될 경우다. 즉, 크라우드 펀딩 회사들이 '가치가 올라서 수익이 날 수 있다'는 허황된 말로 투자자들을 현혹한다거나, 다단계 판매를 해서 암호화폐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등의 경우 엄연한 불법이다.

또한 청와대의 큰 기조가 'ICO = 유사수신행위'라는 억지스러운 시선이 있기 때문에 금융위 차원에서도 (떠밀려서) 이런 방식의 암호화폐 공개행위를 트집잡을 가능성도 있다(물론, 이 경우 행정소송 등을 통해 문제가 더 커질 수도 있다.)

■결(結): 결론

10월 내로 크라우디는 '여행 커뮤니티'를 잘 만드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리워드형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할 계획이다. 여기서 리워드는 암호화폐로 지급된다. 나중에 이 암호화폐가 상장되어서 가치가 올라가면 투자한 사람들은 돈을 벌 수도 있지만, 모든 암호화폐가 그렇듯이 투자한 돈을 몽땅 잃어버릴 수도 있다.

정부는 조만간 이 크라우드 펀딩에 대한 심사가 들어오면 꼼꼼하게 현행 법규상 문제가 없는지 따져서 결론을 내릴 것 같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법률적' 문제가 없어 보인다는게 공무원들과 크라우디 측의 의견이다.

그러나 사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법률이 어떻고, 절차가 어떻고,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네 없네의 문제가 아니다. 투자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시중에 나오게 될 암호화폐를 '어떤 성격의 자산'으로 인식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앞서 살펴 보았듯, 이런 형식으로 나오게 될 리워드 형 암호화폐는 '후원의 대가' 정도다. 내가 후원한 여행 관련 커뮤니티가 완전히 활성화되고 사람들이 그 커뮤니티에서 관련 암호화폐를 활발하게 쓰게 되면 투자의 가치는 올라갈 것이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도 너무나 거대한 확률로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후원'으로 보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암호화폐를 보유하게 될 사람들은 마음이 편할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투자'또는 '투기'의 개념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라면 마음이 불안해야 정상이다.


[신현규.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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