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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블록체인하면 잠재적 범죄자 취급"
가상화폐 발행 국내 금지에…해외송금까지 막혀 이중고
신현규 기자
등록일: 2018-07-06  수정일: 20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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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을 활용한 금융정보 제공 비즈니스를 꿈꾸는 중소 스타트업 A사는 가상화폐 공개(ICO)를 통해 자금을 모집할 계획이다. 엔젤투자자의 주식 투자 형태로 자금을 모집하는 것보다 훨씬 큰 규모로 자본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이 ICO를 결정하게 된 이유였다. ICO로 자금을 모집하면 해당 가상화폐 투자자의 투자금을 관리하는 재단을 설립해야 하지만 특정 주주에 의해 회사 경영권이 흔들리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했다. 주식 발행 형태로 투자를 받아 사업을 시작하는 것보다 가상화폐를 받아서 일하는 것이 여러 이점이 있다고 본 것이다.

최근 스타트업은 물론 대기업과 중견기업들도 ICO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타트업을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 현대자동차 등 기존 기업도 리버스ICO(현재 영위하고 있는 비즈니스를 블록체인으로 구현하기 위해 진행하는 가상화폐 공개)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런 ICO 추진 주체가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받는다. 무엇보다 한국 내에서는 ICO가 엄격히 금지돼 있다. 미국 영국 스위스 등에서는 일부 지자체가 ICO를 허용하고 있는 데 비해 한국인들은 국내에서 ICO를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환경이다. 이 때문에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로 비즈니스를 하려는 한국인들은 예외 없이 외국으로 나가서 ICO를 진행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싱가포르 스위스 등이 주요 대상국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내 ICO가 금지돼 있을 뿐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국외 ICO를 추진하는 것도 제도적 장벽에 막혀 있다.


5만달러 이상을 국외로 송금하려면 은행이 외환당국에 그 이유를 신고해야 하는데, 만일 `ICO 참여`를 목적으로 기재하면 아예 송금 접수 자체를 거절당한다. 한국 기업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실시하더라도 해당 프로젝트에 자신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는 모순이 발생하는 것이다. 게다가 법무부와 검찰 측 시선은 ICO를 진행하는 기업에 우호적이지 않다. 


안영주 법무법인 우일 변호사는 최근 청와대에 올린 청원을 통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부는 ICO 진행 기업에 대해 기본적으로 외환관리법, 사기, 유사수신행위, 횡령·배임 이슈가 있어 잠재적 범죄자라는 생각을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다 보니 블록체인 사업으로 인생을 걸고 도전하려는 유능한 한국 청년들까지도 ICO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외국에까지 가서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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