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의료기록에 블록체인 도입되면 전세계 의료체계 신뢰도 `점프 업`
미래 원격의료스타트업 `메디컬체인` 모하메드 타옙 COO
박종훈 기자
등록일: 2018-06-15  수정일: 2018-10-13


지난해 7월 아마존(Amazon)이 원격의료와 전자의료기록 활용 기회 등을 연구하기 위해 비밀리에 운영하던 조직의 존재가 알려졌다. 이 팀 별칭은 `1492.` 탐험가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연도에서 따온 숫자로 헬스케어 산업에 얼마나 큰 잠재 가치가 있는지 잘 보여 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P&S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원격의료 시장은 2018~2023년 연평균 14.8%씩 성장해 약 488억달러(약 52조38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직원들의 불필요한 병가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원격의료를 제공하는 스타트업과 잇따라 파트너십을 체결하거나 자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비행기를 타고 직접 날아가지 않아도 외국 유명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다소 희망 섞인 이상적 전망도 나오지만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세부적인 절차가 확립돼야 한다. 가령 처음 보는 의사에게 기존 진료기록을 어떻게 제공하고 진료비는 어떻게 지불할 것인지 등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 것이다. 영국과 스위스에 소재한 `메디컬체인(Medicalchain)`은 미래 원격의료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는 스타트업이다. 2016년 의료기록의 체계적인 관리와 활용을 목표로 설립돼 블록체인상에 환자의 의료기록을 올려 저장·관리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영국 런던에서 병원 4곳을 운영하는 그로브스메디컬그룹(TheGrovesMedicalGroup)과 파트너십을 맺어 다음달부터 시범 적용에 들어간다. 영국 NHS(국민보건서비스)와도 협력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메디컬체인은 원격의료를 받을 때도 블록체인상 의료기록을 제공해 진료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 올 초 자체 발행한 가상화폐 `MTN(MedToken)`을 통해 환율이나 중개수수료를 신경 쓰지 않고 진료비를 바로 가상화폐로 낼 수 있다. 올 하반기에는 원격의료 앱 `마이클리닉닷컴(myclinic.com)`을 출시해 협력 병원을 중심으로 시범 적용한 뒤 글로벌 서비스로 확장할 방침이다. MTN은 현재 후오비(Huobi) 등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6곳에 상장돼 있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메디컬체인 공동 창업자인 모하메드 타옙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만나 블록체인과 가상화폐가 의료산업을 어떻게 바꿀지 들어봤다. 타옙 COO는 지난 4월 코리아씨이오서밋 등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블록체인서밋서울 2018`에 연사로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타옙 COO는 "한국에서도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미국 등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의사들에게 진료를 받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며 "이들에게 온라인상에서 초기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 내 상당수 병원, 기관, 기업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한 내용. 

―의료 산업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누가 가장 큰 혜택을 입나.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영유아들은 처음 몇 년 동안 많은 예방접종을 하지만 이를 모두 기록·추적하기 힘들다. 다른 의사들에게 여러 예방접종을 하더라도 블록체인에 모두 기록할 수 있다. 노인도 매우 많은 치료를 받고 약을 먹는다. 이미 복용하고 있는 약과 같이 먹으면 안 되는 약을 처방받을 때도 있다. 의사들이 개인의 완전한 의료기록에 접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애초에 의사들 검증을 거쳐 블록체인상에 올라가기 때문에 신뢰성이 입증된다.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위·변조 위험도 없다. 열쇠를 갖고 있는 환자 본인만이 의료기록을 열람할 수 있어 보안성 또한 뛰어나다. 

―한국 기관이나 기업과도 협력할 수 있나. 

▷현재 한국을 수시로 오가며 상당수 기관, 기업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주로 병원과 논의하고 있는데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원격의료 분야에서 기회가 있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 미국 등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 의사들에게 진료받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 이들에게 온라인상에서 초기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한국에서는 원격의료와 관련해 규제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꼭 한국민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필요는 없다.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로 연결성과 보안을 강화하는 메디컬체인의 솔루션은 원격의료를 촉진할 것 같다. 

▷그렇다. 원격의료는 특히 이전 의료기록에 접근하기 어려워 메디컬체인의 솔루션이 도움이 될 것이다. 상담·진료 후에는 가상화폐로 간편하게 지불할 수도 있다. 비트코인의 핵심은 은행에서 업무를 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도 (계좌를 만드는 등) 은행 역할을 해주고 가상화폐를 글로벌 화폐로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가 하려는 일도 이와 같다. 전 세계 누구나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받게 하는 것이다. 

―의료 민영화를 우려해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의견이 있는데. 

▷기존의 대면 진료와 원격의료가 함께 허용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원격의료가 필요한 합리적인 이유와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의사가 붕대를 감아주고 몇 주 후 풀라고 했다고 하자. 2주 후 환자는 붕대를 풀고 싶지만 (출장, 여행 등 이유로) 멀리 떨어져 있다면 원격의료를 활용할 수 있다. 붕대를 풀어 팔 상태를 보여 주고, 의사는 다양하게 움직여 보라고 하면서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꼭 돈을 더 내야 하는 건 아니다. 여전히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단지 편의를 높이는 것이다. 

―가상화폐를 대면 진료비로도 쓸 수 있나. 


병원에 달렸다. 영국 의사들은 가상화폐를 받으려는 의향이 있다. 전 세계 최초라고 할 수 있다. 우리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병원들은 기술에 열려 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어한다. 가상화폐도 받으려 한다. 사람들이 의료비를 가상화폐로 지불하는 생각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반화는 아직 먼 미래 일이긴 하다. 


―가상화폐 가격이 오르면 가상화폐가 없는 사람은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나. 


▷진료비와 헬스케어 서비스 등 가격은 달러나 원화 등 법정 화폐를 기준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다. 가상화폐가 없으면 법정 화폐로 지불하면 된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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