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릭 부테린 “비콘체인 런칭 성공적, 이제 이더리움2.0으로 넘어올 때”

By 강민승   Posted: 2020-12-23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 '이드콘 한국 2020' 참여해 이더리움2.0 로드맵 공유

“비콘체인은 지난 몇 년간에 걸쳐 연구된 이더리움2.0 프로젝트의 중요한 첫 단계입니다. 비콘체인에는 이더리움2.0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기능들을 모두 탑재하고는 있는데 여러 기능을 완전히 구현해 확장성을 높이려면 시간은 더 걸릴 겁니다. 하지만 최근 비콘체인의 런칭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참여자의 99%가 온라인에서 활발히 검증자 역할을 수행하며 보상을 받고 있죠. 이제는 이더리움2.0으로 넘어오세요.”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는 지난 19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이드콘 한국 2020’에서 이더리움2.0의 기술적인 업데이트 내용을 공유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더리움재단은 지난 1일 이더리움2.0의 0단계를 시작하며 이더리움2.0의 뼈대와도 같은 비콘체인을 런칭한 바 있다. 비콘체인에는 예치금으로 140만ETH(한화 약 9800억원)가 예치돼 있고 중복을 제외한 약 4000명의 블록 검증자가 현재 활동하고 있다.

 

△ 비콘체인과 샤드체인. 이더리움2.0은 합의를 수행하는 비콘체인(파란색)과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샤드체인(에메랄드색)으로 나뉜다. 현재는 비콘체인만 런칭된 상태. 데이터 처리를 분담해 이더리움의 속도를 높이는 64개의 샤드체인은 향후 등장할 예정. 노란색 블록은 각 체인에서 완결된 상태의 블록을 나타낸다. [출처:컨센시스 블로그]

*비콘체인 : (이더리움2.0 블록체인에서) 블록을 생성하고 검증하는 합의 레이어로 이더리움2.0의 통제탑과도 같다. 샤드 체인을 관리하며 비정상적인 행동을 한 블록 검증자를 처벌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이더리움의 지분증명(PoS) 알고리즘인 캐스퍼를 탑재하고 있다.

이더리움2.0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블록을 생성하는 방식이 바뀐다는 점이다. 지금까진 작업증명(PoW) 방식으로 그래픽 카드나 채굴기를 사용해 블록을 채굴했다. 채굴자는 보상으로 이더리움 코인을 받았다. 반면 이더리움2.0에선 스테이킹에 참여한 사람 중에서 랜덤하게 일부를 뽑고 이들에게 블록을 생성할 권한을 주게 된다. 블록을 생성한 참여자는 이더리움 코인을 받는다. 이를 지분증명(PoS) 방식이라고 한다. 이더리움 스테이킹풀에 이더를 더욱 많이 예치한 사람일수록 블록 생성자가 돼 보상을 받을 확률이 증가한다. 

부테린은 블록체인을 지분증명 방식으로 전환하면 보안성도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을 PoS로 전환한다고 해서 네트워크의 기밀성이나 암호화 수준이 자체적으로 높아지는 건 아니지만 보안성을 높이는 유사한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공격자가 이더리움2.0을 상대로 51% 공격을 하려면 검증자 풀을 먼저 점령해야 한다. 반면 공격자가 검증자 풀을 장악하려면 검증자 풀에서 최소 51%가 넘는 이더리움 지분이 필요하게 된다. 또는 30개의 대형 노드 업체를 동시에 해킹해야만 한다. 전자의 경우 공격자는 22일 기준으로 적어도 한화 4900억원치 이더리움이 필요한 셈이다. 공격에 실패하면 공격자가 스테이킹한 자금이 처벌로 모두 삭감되기 때문에 해킹을 애초에 시도하기 쉽지 않다. 

부테린은 “이더리움2.0의 블록 네트워크는 전 세계에 큰 규모로 잘 분산돼 있어 지분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한 블록이 검증을 거친 후 10분만 경과해도 공격을 통해 이를 되돌리는 데는 거대한 비용이 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더리움2.0에선 이같은 효과를 블록의 ‘경제적 완결성’이라고 부른다. 다만 이같은 지분증명 모델이 완벽한 건 아니다. 거대 자본에 의해 스테이킹 풀이 중앙화되는 이슈 등은 이더리움이 앞으로 주의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이더리움재단은 이더리움2.0의 검증자 풀을 앞으로 더욱 늘릴 계획이다. 사용자의 참여를 독려하고 탈중앙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부테린은 많은 사용자가 블록을 검증하는 과정에 손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적은 컴퓨팅 자원으로 블록 데이터를 검증할 수 있는 라이트 클라이언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더리움에서 풀노드를 구성해 노드로 참여하려면 150GB가 넘는 블록을 동기화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업계에선 이같은 통점을 개선하기 위해 암호화 기술을 사용해 하루 20KB만 주고받아도 거래 내역을 모두 동기화할 수 있는 지갑 서비스도 개발되고 있다. 이더리움2.0에서 많은 사람이 검증자로 참여하기 위해선 이같은 라이트 클라이언트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이더리움의 확장성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려면 시간이 더 소요될 예정이다. 현 비콘체인에는 이더리움에서 발생한 트랜잭션을 순서대로 정렬해 블록을 생성하는 합의 기능만 들어있다. 트랜잭션을 실행시켜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는 기능은 구현돼 있지 않다. 부테린에 따르면 초기 단계인 만큼 기본 기능부터 출발했다는 설명이다. 트랜잭션을 빠르게 처리하는 기능은 먼저 샤딩이 구현된 다음에 구체적으로 구현될 예정이다. 

부테린은 샤드체인이 등장하기 전까진 롤업을 적극 사용해 확장성을 개선하겠다는 의견이다. 그는 “롤업을 사용하면 15~45TPS 수준의 현 이더리움의 처리 속도를 최대 4000TPS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이후에 등장할 샤딩과 롤업을 결합하면 이론적으로 10만TPS도 가능하다. 다만 롤업 기술이 이더리움에 범용적으로 통합되려면 개선해야 할 부분이 아직 많다”고 덧붙였다. 

*롤업: (이더리움의 확장성 솔루션) 이더리움의 사이드 체인 형태로 거래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 이더리움에서 발생하는 거래, 트랜잭션 등을 블록체인 외부에서 처리해 디앱 속도를 최대 100배 개선할 수 있다. 롤업은 데이터 가용성(DA) 문제를 더 쉽게 해결해 비탈릭 부테린의 ‘최애’ 세컨드 레이어 솔루션으로 꼽히기도 한다. 

*샤딩: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에서) 거래 속도를 끌어올리는 분산 데이터베이스 기술. 샤딩을 적용하면 블록체인에 사용자가 여럿이 동시에 참여해 거래 내역을 쓸 수 있도록 개선된다. 이더리움2.0에선 샤드 체인을 64개 도입해 처리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한편 부테린은 내후년까지 이더리움 1.x 버전과 2.0버전을 병합해 하나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2년 안에 기존의 이더리움 1.x과 비콘체인을 하나로 합칠 예정이다. 또 기존에 기록된 모든 계좌 정보와 상태정보를 이더리움2.0 체인으로 옮겨올 예정이다. 이더리움2.0의 비콘체인은 기존의 이더리움을 완전히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데이터 이전 작업이 진행되더라도 개발자가 디앱에서 별도의 수정 작업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모든 작업은 자동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암호화폐 투자자 역시 코인을 따로 옮겨야 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강민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