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탑 사태 주시하는 한국 블록체인 업계

By 김도윤, 김용영   Posted: 2021-02-03

최근 뉴욕 증시에서 게임스탑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국내 블록체인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헤지펀드의 무분별한 공매도와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표현되는 제도권 금융 산업의 행태에 대한 반감, 그리고 지난 2008년 벌어진 금융 위기에 근원을 둔 금융 당국에 대한 불신 등이 게임스탑을 계기로 분출되면서 거버넌스의 탈중앙화에 기초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 탈중앙화금융(DeFi, 이하 디파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번 게임스탑 사태는 거대 헤지펀드와 개인 투자자들 간의 힘겨루기, 그리고 제도권 금융에 대한 불신이라는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와 무료 주식투자 앱인 로빈후드의 인기로 급증한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게임 체인점인 게임스탑의 주식을 두고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헤지펀드들과 정면 대결을 불사하면서 주가 변동성이 급증하고 몇몇 헤지펀드들이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개인 투자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로빈후드가 게임스탑의 주식 매수를 갑자기 제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로빈후드의 주요 고객사이자 헤지펀드인 시타델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주식 시장이 거대 금융 자본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난 2008년부터 개인, 그리고 개인 투자자들이 희생을 치루고 있다는 목소리가 레딧 등 커뮤니티를 통해 높아지고 있다.

“블록체인, 거대 금융 자본에 대항할 무기”

이같은 기존 금융권에 대한 염증은 블록체인, 그리고 비트코인의 탈중앙화와도 맞닿아있다. 이에 따라 국내 블록체인 진영에서도 게임스탑 사태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를 들 수 있다. 

김 대표는 “(공매도 청산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숏 스퀴즈에 몰린 헤지펀드들을 구하기 위해 로빈후드 등 리테일 증권 서비스에서 매수 버튼이 없어진 사태는 비트코인을 탄생시킨 2008년 금융위기보다도 더욱 적나라하게 금융기관 카르텔의 민낯을 보여준 꼴”이라며 “비트코인의 유일한 내재가치였지만 그동안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형성된 탈중앙화된 개방형 금융 네트워크’의 의미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김 대표는 개인 투자자들이 헤지펀드에 대항할 힘을 보유하는 데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디파이를 활용해 개인 투자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의 집단 지성으로 운영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파생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현재 끈끈하게 집단지식을 쌓고 의사소통 할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티 플랫폼과 가치의 인터넷을 구현하는 퍼블릭 블록체인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함께 한다”며 “디파이에서는 제도권 내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개인 투자자 커뮤니티가 집단지성으로 운영하는 ETF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DEX에는 매수제한할 중앙화된 주체 없어”

여기에 개인 투자자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로빈후드의 매수제한 조치에 대해 탈중앙화 거래소(DEX)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DEX가 중개자 없이 개인 간(P2P) 거래를 성사시키기 때문에 이번에 문제가 된 로빈후드의 매수제한 조치가 아예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남두완 메이커다오 한국 대표는 “실제로 로빈후드 사건으로 인해 디파이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유니스왑은 (거래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예치자산 총가치(TVL)가 지난 1월 초부터 2월 한 달간 1.5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퍼블릭 블록체인의 특징인 데이터 투명성도 금융 시장의 비대칭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디파이 서비스를 통해 이뤄지는 모든 거래는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때문이다. 남 대표는 “기존 주식시장은 공매도를 해도 무엇을 담보로 하고 있는지 청산 가격은 얼마인지 확인하기 어렵지만 디파이에서는 모두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윤, 김용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