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단 맘타지 신세틱스 COO 인터뷰
“장기적 사용자 유입 전략, 이중보상·합성자산 비전”
“다오 안정성에 대한 우려 크지 않아”
업비트, 빗썸 거래 지원 기대 밝혀
최근 디파이 총 예치자산(TVL)이 10조 원까지 성장하면서 거센 열풍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이자농사라는 유동성 마이닝(채굴)이 자리잡고 있다. 이자 농사는 디파이 서비스에서 토큰을 예치하거나 대출한 유동성 공급자에게 댓가로 지급하는 거버넌스 토큰을 활용해 수익을 올리는 투자방식을 일컫는다.
본디 거버넌스 토큰은 해당 프로젝트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토큰이었지만 최근 거버넌스 토큰 가격이 오르면서 이자농사는 예치 보상과 트레이딩 차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투자방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자농사는 새로운 유동성이 공급되지 않으면 가격상승이 끝나는 구조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최근 디파이 관련 프로젝트이 우후죽순 생기자 일각에서는 디파이가 폭탄돌리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유동성 마이닝(채굴) 모델의 초기 진입자인 신세틱스는 사용자들에게 진정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때 이자, 즉 보상이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신세틱스의 조단 맘타지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진)는 “신세틱스의 기저가치는 끊임없이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과 합성자산이라는 비전”이라며 “누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가, 그리고 그 지급자들이 장기적으로 서비스 혹은 제품을 계속 사용할 사람들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기적 유동성 공급 전략은 “이중보상+합성자산 비전”
맘타지 COO에 따르면 신세틱스의 유동성은 이중보상에 근간한다. 이 이중보상 시스템은 합성자산을 트레이드할 수 있는 탈중앙 거래소(DEX)와 뒷단의 스테이킹 시스템에서 이뤄진다.
유동성공급자(LP)들이 담보풀에 신세틱스네트워크토큰(SNX)을 스테이킹해 유동성을 공급하면, 트레이더들은 거래소에서 신세틱스네트워크에서 발행되는 합성자산인 신스(synth)를 슬리피지 없이 거래할 수 있다. 슬리피지는 유동성이 부족해 거래자가 선호하지 않는 가격으로 거래가 체결되는 현상을 뜻한다. 이때 LP들은 스테이킹에 대한 기여로 거버넌스토큰인 SNX를 보상받고 슬리피지가 없는 거래 환경을 제공한 기여로 신세틱스 거래소에서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를 또 보상으로 받는다. LP들에게 이중으로 보상해 활동을 유도하고,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거래량도 많아지는 선순환 구조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스테이킹 참여자들이 보상만을 목적으로 참여하는 경우 거버넌스토큰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세틱스는 이같은 행동을 방지하기 위해 거래수수료를 달러와 가치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sUSD)으로 보상한다고 밝혔다. 맘타지 총괄은 “SNX면 가격상승을 노리고 악의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겠지만 거래수수료 보상을 가치가 안정된 스테이블코인으로 지급하면 안정적으로 거래소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합성자산에 대한 비전도 LP들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가치다. 신세틱스는 비트코인, 달러, 금 등 기존 자산을 연동한 sBTC, sUSD, sGold 등을 발행하고 있다. 투자자는 iBTC, iUSD 등 해당자산 가격을 역의 방향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토큰으로 숏포지션을 취할 수도 있다. 암호화폐를 전통자산과 연계하고 이를 파생상품으로 확대하면 디파이의 시장저변을 유의미하게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맘타지 COO는 “실질 자산 거래가 가장 큰 사용자 베이스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상품과 주식은 중간 브로커가 없이는 거래가 어려운 상품들인데 블록체인은 이 시장을 전세계인들에게 오픈해 50배이상 규모를 키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LP들에게 주어지는 수익이 당장 주요 참여동인이겠으나, 탈중앙 암호화폐 파생상품이 암호화폐 마켓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나아가 중앙화 암호화폐 금융(CeFi, 씨파이)까지 잠식할 수 있다는 기대도 크다”고 전했다.
“다오만한 게 없다”
이자농사 열풍이 단순 유행에 그치지 않도록 지적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거버넌스다. 디파이가 개방형 프로토콜에 의해 운영되는 금융 서비스라는 점에서 서비스의 모든 권한이 중앙화된 중개자가 아닌 개방된 프로토콜이 쥐고 있어야 본질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디파이 프로젝트가 충분히 탈중앙화된 거버넌스를 운영하지 못한 채 숙제로 안고 있다.
신세틱스는 이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오(DAO)’카드를 꺼냈다. 다오는 탈중앙화자율조직(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의 약자로, 온체인 거버넌스를 극대화해 중앙의 통제없이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을 뜻한다. 중앙 조직의 관리가 없는 만큼 개인 간 자율적인 제안과 투표로 의사를 표시하고 운영되는 방식이다.
탈중앙화된 합성자산 플랫폼인 신세틱스는 현재 프로토콜 다오, 그랜츠 다오, 신세틱스 다오 등 총 3가지의 다오로 재단을 운영 중이다. 프로토콜 다오는 프로토콜 업그레이드를, 그랜츠 다오는 신세틱스 생태 관련 프로젝트 투자를, 신세틱스 다오는 프로젝트 운영 관리 등을 맡았다. 삼권분립 식으로 각각의 기능들을 분리하면서 서로를 견제하고, 개방형 프로토콜이 지속해서 탈중앙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는 설명이다.
맘타지 COO는 “최근 다오 체제로 전환한 배경은 탈중앙화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함”이라며 “탈중앙화를 이끄는 데 다오 체제만 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이더리움의 ‘더 다오’ 자금이 지난 2016년 해킹당한 후 잠시 주춤한 데에 대해 묻자 “해킹에 대한 우려는 중앙화된 체제에도 있다”며 “다오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몰록다오와 아로곤을 참고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다오 체제를 완벽히 전환한 사례는 없지만, 몰록다오와 아로곤은 함께 일하면서 참고하고 있다”며 “현재 신세틱스 팀원 중 한 명도 아로곤에서 넘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랜츠 다오의 경우 몰록다오에서 포크한 것”이라며 “아로곤과는 거버넌스를 함께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세틱스가 참고 중인 몰록다오는 이더리움의 더 다오에 투자금 즉각 인출 기능과 사용자 탈출 기능 등을 추가해 보완한 이더리움 펀딩 관리 모델로 평가받는다. 이더리움 2.0 개발을 위한 자금을 운용하는 역할도 수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로곤은 다오를 만들 수 있는 툴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지난 2월 배심원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홀더는 아라곤 배심원제도에 쓰이는 ANJ 토큰을 1만 개 이상 보유하면 누구나 배심원으로 신청할 수 있다. 단순 토큰 홀더 투표 시스템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할 방안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업비트· 빗썸,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 지원 반겨”
신세틱스는 한국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한국 투자자들이 디파이 시장에 보이는 뜨거운 관심에 주목했다. 맘타지 COO는 “한국은 신세틱스가 가장 먼저 진출한 해외 국가”라며 “최근 한국인 담당자를 영입해 국내 시장을 전담토록 했다. 담당자가 신세틱스 관련 정보를 한국어로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투자자가 디파이 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만큼 이들에게 신세틱스 네트워크가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수익을 창출하는지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관심도 밝혔다. 그는 “업비트와 빗썸 같은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의 지원을 반긴다. 코인원 원화마켓에는 이미 거래를 지원 중”이라며 “국내 투자자들이 거래소를 통해 스테이커와 트레이더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영 / 김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