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에 경고장 던진 정부…업계 “큰 동요 없어”

By 이지영   Posted: 2021-04-08

정부가 최근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가상자산 시장에 과열 현상을 주의하라며 ‘경고장’을 던졌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해당 경고장에 시장이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상승장과 시장 확대의 요인이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았으며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이전보다 급격히 늘었다는 분석에서다.

정부는 지난 7일 문승욱 국무2차장 주재로 열린 가상자산 관계부처회의에서 가상자산을 활용한 시세조작, 자금 세탁, 탈세 등의 거래 관련 불법 행위를 엄정히 단속하겠다고 발표했다. 문 국무2차장은 “가상자산은 법정화폐, 금융투자 상품이 아니며 누구도 가치를 보장하지 않는다”며 “불법행위, 투기적 수요, 국내외 규제환경 변화 등에 따라 언제든지 높은 가격 변동성으로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의 이번 당부에 대해 업계와 투자자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 A씨는 “정부의 이번 발표 이후 거래량의 큰 변화는 없다. 투자자 역시 크게 동요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이전에 밝혔던 정부의 기조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만큼 거래소 입장에서도 불편함을 느낄 정도의 내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 논란이 되는 ‘김치프리미엄(김프)’을 해소하기 위한 시도로서도 큰 영향은 없었다는 평가다. 김치프리미엄은 국내에서 가상자산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지난 7일 23%까지 치솟았던 김치프리미엄은 같은 날 오후 6시부터는 10%까지 급락했으며, 8일 오후 10%대를 기록 중이다.

이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 B씨는 “정부의 이번 발표가 김프 해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지만, 큰 영향으로 작용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최근 김프가 너무 과도하게 발생해 자연스럽게 찾아온 조정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자본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넘어오며 일시적으로 김프가 과열되기는 했으나 조정장 등을 거쳐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암호화폐 투자 광풍 때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당시에는 김치 프리미엄이 50%까지 치솟은 후 폭락장으로 이어진 바 있다. 국내 주요 블록체인 프로젝트 관계자 C씨는 “정부가 2018년 때처럼 폭락장을 방지하기 위해 겁주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지만 지금 시장에선 그 정도의 파급력은 없을 것”이라며 “전 세계 크립토 시장에 미치는 한국의 영향이 그때보단 크게 줄었으며 최근의 상승장은 국내보단 글로벌 요소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의 관심이 이미 높아진 상황에서 새로운 조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국내 주요 블록체인 프로젝트 관계자 D씨는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앱이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에서 전부 5위권 내 안착할 만큼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관심은 그만큼 뜨겁다”며 “이런 상황에서 영향력 없는 정부의 메시지보다는 거래소 공시 제도 개편 등과 같은 실질적인 개선책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실제로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시 하나에 판이 움직이지 않는 안정적인 시장을 만드는 데도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업비트는 지난 2일 기존 공시 제도를 일시 중단하고 자유게시판 형태로 개편한 바 있다. 지난달 16일 블록체인 기반 반려동물 플랫폼 애니멀고의 암호화폐인 고머니2가 빚은 허위 공시 논란 이후 취한 조치다. 업비트는 당시 논란이 발생한 3일 뒤인 19일 오후 12시부터 고머니2의 거래지원을 종료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발표를 통해 향후 가상자산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투자자 피해를 적극적으로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경찰, 검찰, 금융당국, 인터폴 등과의 공조를 통해 엄정히 단속하고 ‘서민경제 침해사범 근절 추진단’을 설립해 체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