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저금리 기조에 증시 훈풍…비트코인도 올랐다

By 디스트리트 뉴스팀   Posted: 2021-03-18

월가서 비트코인 대체투자자산 논의 재점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의 저금리 기조 유지 발표에 따른 안도감으로 뉴욕증시 주요 지수와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BTC) 가격이 상승했다. 암호화폐 가격이 거시경제와 증시 간 연관성을 보이자 미국 월가에서는 대체투자수단으로서 암호화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양상이다.

연준 비둘기 기조에 증시·비트코인 강세

1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연준은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적 기조를 보이면서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웠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완화 축소를 의미하는 테이퍼링 시행 가능성에 재차 선을 그었다.

그는 “연준이 정책 기조 변화를 검토하려면 정책 기준인 2.0%를 넘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이고 실질적으로 일어날 필요가 있다”면서 “올해 인플레이션은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FOMC 위원들의 기준금리에 대한 예측을 담은 ‘점도표’에서 2023년까지 제로(0) 부근 금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변화가 없었던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결과에 뉴욕증시와 암호화폐 투자 시장에는 훈풍이 불어왔다. 경기부양책과 저금리로 투자 시장에 돈이 몰릴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다우지수는 처음으로 3만3000선을 돌파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29%올라 사상 최고치인 1만3525.20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53.64포인트(0.4%) 상승한 1만3525.20에 장을 마감했다.

비트코인 시세도 크게 올랐다.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5만5000달러(한화 약 6100만원)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연준의 발표 이후 상승하기 시작해 18일 오후 12시 기준 5만9000달러(한화 약 6600만원)선까지 치솟았다. 약 8% 가량 오른 수치다. 1700달러대에서 거래되던 이더리움(ETH)도 연준 발표시점 이후로 상승, 18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투자자산 여부 논의에 모건스탠리·뱅크오브아메리카 참전

거시경제 상황에 따라 증시와 함께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BTC) 가격도 함께 요동치자 투자자산으로서의 암호화폐에 대한 논의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미국 전통 금융권을 중심으로 암호화폐를 대체투자자산 혹은 인플레이션 위험회피(헷지)수단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잇따라 나온다.

미국 월가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암호화폐가 투자자산에 가까워졌다”고 진단하면서 미국 은행 중 최초로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BTC펀드 투자 채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복수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갤럭시디지털의 공모펀드 2개와 자산운용사인 FS인베스트먼트와 NYDIG의 펀드 1개를 출시할 예정이다.

모건스탠리 자산관리부는 17일(현지시간) 투자자노트에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라는 투기적 자산이 투자 가능한 자산군으로 기능하려면 수급 측면 모두에서 변혁적인 진전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암호화폐가 규제 강화, 유동성 심화, 프로덕트 가용성 및 투자자 관심 증가(특히 기관투자자들) 등 요소가 결합되면서 그 문턱에 도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특정 코인을 보유하는 형태의 직접적인 투자를 권고할 단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도 “많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비책으로 보고 있으며 비둘기파적인 통화정책 기조로 인해 더 빠른 가격 인상이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투자자산으로서의 비트코인의 가치를 평가 절하했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투자 다각화, 인플레이션 헷지수단 등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수요가 공급을 앞질러 생긴 가격 상승뿐이라는 설명이다. 프랜시스코 블랜치 BoA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다른 위험자산과 변동성과의 상관관계로 인한 가격 상승 기대 외에 비트코인을 보유해야 하는 이유는 없다”면서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과 관계없이 예외적으로 변동하기 때문에 가치저장수단 혹은 결제 매커니즘으로도 적합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김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