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금리 반등에 금융시장 ‘쇼크’…비트코인 방향은?

By 디스트리트 뉴스팀   Posted: 2021-03-05

미국 국채 금리가 1.5% 이상 상승하면서 증시와 비트코인이 일제히 하락했다. 최근 가격 상승으로 주목을 받았던 비트코인(BTC)도 증시와 함께 하락하자 향후 비트코인의 위험회피(헷징) 기능이 떨어져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과 안전자산으로서 입지를 다지는 시기라는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미 국채 금리 상승에 증시 하락…파월 발언 실망감이 주요 원인

미국의 국채 10년물 금리가 4일(현지시간) 다시 1.5%를 넘어서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CNN 보도에 따르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이 전해진 이날 오후 미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은 1.54%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주최 온라인 행사에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만 반복하고 시중 금리 상승세 억제에 대한 특별한 의지를 밝히지 않은데 따른 실망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초만 해도 1.0%를 밑도는 수준이었으나 지난 25일 장중 한때 1.6%를 넘어서면서 이미 한차례 금융시장을 긴장하게 한 바 있다. 그 뒤 이번주 초반 1.4%대에서 움직이면서 다소 진정되는 듯 보였으나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인해 다시 1.5%를 넘어섰다.

금리 인하를 추진하는 정부 정책과 달리 이번 국채 금리 상승으로 시장 금리가 상승할 조짐을 보이자 미국 증시는 하락장을 연출했다. S&P500지수는 1.34% 떨어진 12,723.4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1% 급락한 3,768.49에 각각 장을 마쳤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지수는 7% 급등했다. 국내 코스피(KOSPI)도 5일 장 초반 1%이상 하락하며 3000선 아래에서 출발했다.

비트코인 방향은? 가치 하락 vs 안전자산 입지 공고화

전세계적 증시 하락에 비트코인을 비롯해 주요 암호화폐 가격도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이에 비트코인이 위험회피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희석되면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과 안전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의 입지를 다질 것이라는 의견이 함께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4일 5만달러선을 내줬다. 암호화폐 시세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11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대비 7%가량 하락한 4만6824달러(한화 약 53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ETH)도 전일대비 6%가량, 바이낸스코인(BNB)은 전일대비 9%가량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비트코인이 가치저장 및 위험회피수단으로서의 입지가 약화돼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CNBC에 따르면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4일(현지시간) “현재 연준 선물 시장에서는 첫 금리 인상이 4주 전 예측한 2024년이 아닌 이르면 2022년에 진행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면서 “테이퍼링이나 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으로서의 BTC의 매력도를 낮추게 돼 가치 저장 자산으로 BTC를 매입한 일부 펀드로부터 매도 압력을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안전자산으로서의 비트코인이 입지가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 이준행 대표가 밝힌 비트코인 가격 시나리오 [출처 스트리미]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의 이준행 대표는 지난 1일 블로그에 현재 국채 금리 상승이 불러일으킨 시장 금리 상승과 정부의 통화확장을 통한 저금리 시도가 공존하는 ‘런웨어이 인플레이션(Runaway inflation)’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안전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의 입지가 공고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시적으로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하방압력이 작용함과 동시에 최고의 안전자산이었던 장기국채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비트코인이 금보다 더 나은 피난처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미국 월스트리트 베테랑 투자자이자 전 프루덴셜증권 최고경영자(CEO)인 조지 볼은 최근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정부를 보면 영원한 경기부양책은 없으며 유동성 홍수도 곧 끝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하면서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의 ‘작은 부분’을 리스크 헷지 수단으로 암호화폐에 할당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캐나다 경제매체 BNN블룸버그는 아투르 호간 내셔널시큐리티의 수석 시장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시장은 지금 위험회피 모드로 비트코인이든 은행이든 상관없이 모든 것이 던져지고 있으며 비트코인은 2017년 호황과 불황 사이클처럼 언제든 터질 수 있는 거대한 버블에 있다”면서도 “비트코인은 지난주 21% 하락했지만 지난 1년 동안 5배 이상 상승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김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