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 “2021년 금융산업 체인저는 ‘빅테크·CBDC·블록체인’”

By 김세진   Posted: 2021-01-29

국내 증권사에서 올해 전세계 금융구조에 큰 영향을 끼칠 요소는 빅테크 기업,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블록체인과 탈중앙화 금융(DeFi, 이하 디파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달러화를 중심으로 구축된 현 국제 금융시스템 패권에 중국과 유럽연합 등이 도전하는 가운데 금융의 디지털화를 이끄는 세 요소가 금융의 지형 변화를 가속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중심 금융체제 흔들…지금은 화폐 3.0 시대”


교보증권은 28일 발간한 ‘화폐전쟁 3.0, 신본위제 구축과 금융의 미래 보고서’에서 화폐전쟁의 개념에 빗대 현 금융구조가 화폐 3.0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화폐전쟁은 2007년 중국의 경제학자 쑹훙빙이 저서 ‘화폐전쟁’에서 제시한 개념으로 ‘핵무기’가 아닌 ‘화폐’라는 금융의 관점에서 21세기 세계 패권 이동의 역사를 분석하는 관점을 뜻하기도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화폐전쟁 1.0은 18세기 말 영국에서 시작된 금본위제 시기를 지칭하고 화폐전쟁 2.0은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의 달러본위제가 도입된 시기를 말하며 당시 영국에서 미국으로 금융 패권이 이동했다. 화폐전쟁 2.5는 1987년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기축자산이 달러 대신 복수 통화로 이뤄진 특별인출권(SDR)으로 변화한 시기를 말한다.


보고서는 2021년 글로벌 금융체제는 금융의 패권이 변화하는 화폐전쟁 3.0 시대에 접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패권에 중국, 유럽 등이 도전하는 가운데 디지털 전환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가치가 맞물려 금융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각국 및 글로벌 재정, 통화정책과 금융시장이 이같은 전환을 뒷받침하면서 중국, 유럽 등지에서 새로운 본위제 구축을 시도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 기간동안 미국 달러화는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면서 완만한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테크·CBDC·블록체인, 금융의 디지털화 이끈다


보고서에서는 화폐전쟁 3.0 시대에서 중요한 요소가 금융의 디지털화라고 지목했다. 교보증권이 주목한 디지털화의 주역은 빅테크 기업과 포용적 금융,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와 전통금융 개혁, 블록체인과 디파이다. 금융을 디지털화하고 있는 이 세 요소들이 현 달러화 중심의 기축통화체제를 보완하면서 금융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일부 빅테크 기업들은 금융 포용성이라는 개념을 앞세워 암호화폐 금융 서비스에 진출하고 있다. 애플, 아마존 등 기존 빅테크 기업들은 현지 은행 및 신용카드 업체와 협력해 글로벌 금융사업에 진출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 등은 금융포용성을 내세워 직접 암호화폐 금융 사업에 뛰어들면서 디지털화폐 시장을 키우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이 올해 출시할 예정인 스테이블코인 디엠(Diem)은 자사 메신저를 통해 은행에 접근할 수 없었던 사용자들을 사용자로 끌어들일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임 연구위원은 “개인정보 사용 논란과 수익성 악화라는 한계에 놓여진 페이스북이 디엠을 통해 글로벌 포용 금융 인프라로 도약하는 것은 필연적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CBDC는 기존 중앙은행 내 지급준비 예치금이나 결제성 예금과는 별도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새로운 전자적 형태의 화폐를 의미한다.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목표로 CBDC 개발에 착수, 발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달러 도입을 검토한 바 있다. 보고서는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효과적인 재난소득 지급을 위해 CBDC를 보다 전향적으로 도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록체인 금융도 기존 금융시스템에 파급력을 가져올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블록체인 금융 시장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주축으로 법정통화와 가치가 연계되는 스테이블코인, 스마트계약으로 금융계약이 성사되는 디파이 등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는 실물경제, 금융거래와 자본조달, 사업과 투자에 큰 영향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