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만명 몰린 ‘무한돌파 삼국지’ 퇴출 가닥

By 매일경제   Posted: 2021-12-13
사진설명앱 마켓에 출시된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 게임. <사진=ios마켓 캡쳐>

17만명이 몰리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국내 첫 ‘돈을 버는(P2E)’게임에 대해 규제당국이 시장(앱마켓)에서 퇴출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관련 조치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상 P2E 게임은 사행성과 불투명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국내 유통이 금지돼 있어 해당 게임은 출시와 함께 논란을 몰고 왔다. 퇴출 결정에 불복해 게임사가 행정소송 등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는 가운데, 이번 조치로 전 세계적인 열풍으로 떠오른 P2E 게임 산업의 국내 확산이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게임업계 등에 따르면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 10일 내부 회의체를 열고 최근 국내 시장에 출시된 블록체인 기반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무돌 삼국지)’ 게임에 대해 ‘등급분류결정 취소’를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사 등급분류 취소 통보와 의견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 이후 해당 게임이 앱마켓(구글플레이·iOS)에서 퇴출되는 수순을 밟게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결과 위법 사항이 판단돼 직권재분류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앞서 게임관리위가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동안 무돌 삼국지 게임 이용자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3000여명에 불과했던 무돌 삼국지의 하루활성사용자수(DAU)는 지난 6일 17만 명을 돌파했다. 불과 일주일 새 40배 넘게 급증한 수치다. 양대 앱 마켓(구글플레이, 앱스토어)에서 인기 순위 1위에 올랐고, 매출 순위도 11위(구글플레이 기준)까지 상승했다.

이같은 인기의 가장 큰 요인은 ‘돈을 버는’ 구조에 있다는 분석이다. 해당 게임에서는 매일 임무를 부여하고 이를 완료하면 코인(무돌코인)을 지급하고 있다. 퀘스트(임무)를 10개 클리어(수행완료)하면 매일 50개의 코인을 획득하는 식이다. 이렇게 획득한 코인은 클레이스왑을 통해 빗썸 등에 상장된 클레이(KLAY)로 교환할 수 있고, 이를 다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원화로 바꾸는 것이 가능한 구조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원래대로면 매출이 이렇게 나올 수 없는 게임인데, 최근 급격한 순위상승은 P2E시스템이 매출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P2E 게임 열풍은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동남아와 남미 등지에서는 P2E를 생계 수단으로 삼는 이들까지 대거 생겨날 정도다. 메타버스, 블록체인, 대체불가능토큰(NFT) 기술이 가장 빠르게 침투하는 분야가 게임 산업이다. 규제당국과 게임업계는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메타버스의 게임법 적용 여부, P2E 게임의 국내 허용 여부 등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다. 기술 변화 속도에 맞춘 조속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검증 안 된 게임들이 규제 사각지대를 틈타 잇달아 출시될 경우 P2E 게임 자체가 사행과 사기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게 규제당국의 우려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즉각 환금이 되는 게임은 조직적인 세력이 들어와 변질되고, 결국 ‘돈을 버는(P2E)’게임이 아니라 ‘돈을 쓰는(P2W)’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더욱이 게임에 대한 정보와 코인에 대한 수요·공급까지 게임 회사가 통제할 수 있는 구조에서는 제2의 바다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이 있어 규제를 풀어주는 게 장기적으로 게임 산업을 망가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입장료를 꾸준히 내고 들어오는 이용자가 없으면 결국 코인 가격이 폭락하는 구조라 위험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최근 게임 분석가들이 엑시 인피니티의 지속성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며 “상당 부분 새로운 플레이어에 의존하는 방식”이라고 언급했다. 무돌 삼국지 게임 인기에 힘입어 한때 552원까지 올랐던 무돌코인은 12일 48원까지 떨어졌다.

현 제도로는 실질적인 관리·규제가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현행법상 국내에서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등급 분류가 필요한데, 무돌 삼국지의 경우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분류돼 게임이 출시됐다. 자체등급분류사업자는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 게임과 아케이드 게임을 제외한 게임의 등급을 기업이 직접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게임관리위가 사후 관리하는 제도다. 돈이 되는 P2E 게임을 우선 출시하고 보자는 식의 돌출 행보를 보이는 기업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4월 NFT게임 ‘파이브스타즈’를 내놨다가 등급분류 취소를 받은 개발사 스카이피플은 게임물관리위원회와 사행성 여부를 놓고 법적 공방을 펼치고 있다.

반면 규제가 혁신을 막아선 안된다는 게 게임업계의 주장이다. 전 세계 게임 시장이 P2E로 빠르게 전환하는 가운데 이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일단 먼저 서비스를 출시하고 사행성 논란 등 문제가 없을 경우 규제 개선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해외에서 서비스되는 P2E 게임을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우회접속해 이용하는 행위도 성행하고 있는데 이를 막을 방도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P2E게임이 사실상 ‘회색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다.

[황순민 기자 /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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