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머니] 토스, 마켓컬리 주식 미리 사는 방법은?

By 김도윤   Posted: 2021-02-10

올해도 공모주 청약 열기가 뜨겁다. 새해 첫 상장기업 엔비티가 청약 경쟁률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대부분의 공모주가 청약 경쟁률 1000 대 1을 가볍게 넘기고 있다. 비상장주식은 투자 판단에 활용할 정보를 얻기 어려워 개인이 참여하기 쉽지 않은 영역으로 꼽히지만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 ‘따상’으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돼 관심이 지속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공모주 청약에 1억원을 넣어도 배정받는 주식은 몇 주 되지 않아 투자 규모 측면에서는 만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장외에서 비상장기업 주식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비상장주식 플랫폼은 38커뮤니케이션이다. 38커뮤니케이션은 각 종목별 커뮤니티와 직거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가 38커뮤니케이션에서 주식을 거래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거래 단위가 너무 크다. 38커뮤니케이션의 직거래 매물을 보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단위로 거래되고 있어 개인 투자자가 나서기엔 부담스럽다. 게다가 개인 간 주식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허위 매물, 사기 위험에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 주권 형태가 통일주권이 아닌 경우에는 명의개서를 해야 하는 등 매입 절차도 복잡하다.

캡박스가 운영하는 비상장주식 공동거래 플랫폼 엔젤리그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 눈길을 끈다. 엔젤리그는 조합 형태로 비상장주식을 공동 구매하는 형태를 취한다. 업무집행조합원(리드엔젤)이 유망 스타트업의 주식을 확보해 일반 투자자와 공동투자(클럽딜)하는 것이다. 그래서 직거래로 비상장주식을 매입하기 불안한 투자자가 이용하기에 유용하다. 또 여러 사람이 주식을 공동으로 구매하다 보니 소액으로도 쉽게 스타트업 주주가 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엔젤리그는 현재까지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무신사 등 30개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90개 이상의 클럽딜을 진행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클럽딜을 진행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조합 지분을 엑싯(exit)하기도 했다. 7번의 클럽딜이 진행됐던 의료솔루션 기업 뷰노도 25일 상장을 앞두고 있어 곧 두 번째 엑싯 사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엔젤리그에서는 기업공개(IPO) 이전 단계의 스타트업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대부분의 클럽딜은 스톡옵션을 행사한 스타트업 임직원의 주식을 리드엔젤이 인수해 공동 구매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임직원이 스톡옵션을 행사해 스타트업 주식을 받아도 당장 이익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한 방식이다.

오현석 캡박스 대표는 “국내에서는 스타트업 임직원이 스톡옵션을 받아도 IPO나 인수합병(M&A) 이외에는 현금화하기 어렵지만 실리콘밸리에는 에쿼티젠(EquityZen), 쉐어스포스트(SharesPost) 등 다양한 세컨더리(구주거래) 마켓이 있어 스톡옵션 제도가 활성화됐고 좋은 인재가 스타트업 시장에 유입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스타트업 구성원이 행사한 스톡옵션의 현금화가 편리해지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행사한 스톡옵션을 현금화하려는 임직원과 비상장 스타트업에 투자하고자 하는 개인 투자자를 연결하는 새로운 시장을 형성한다는 목표다.

엔젤리그 클럽딜 규모는 보통 1억원 내외이고 조합 당 인원은 20~30명 수준으로 구성된다. 그래서 한 기업에 100만원에서 500만원 정도의 금액을 투자하고 싶은 사람이 이용하기에 유용한 서비스다. 가끔은 소액 투자자를 위해 20만원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스몰딜이 열리기도 한다.

엔젤리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엔젤리그 홈페이지에 들어가 투자하고 싶은 스타트업의 클럽딜을 선택한 다음 ‘클럽딜 참여하기’ 버튼을 누르면 된다. 최근에는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컬리(마켓컬리), 쏘카, 블랭크 코퍼레이션, 오늘식탁(오늘회) 등 유망 기업에 투자하는 클럽딜이 진행됐다.

사용자는 클럽딜 페이지에서 조합 참여 위험 안내 및 계약서 내용을 확인한 다음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 이후 정해진 기간 내에 엔젤리그에서 지정한 가상계좌로 투자금을 납입하면 된다. 단 경쟁이 치열할 경우에는 입금 순으로 클럽딜 참여 여부가 결정되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크래프톤, 카카오모빌리티와 같은 스타트업은 클럽딜이 5분 내로 마감될 정도로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조합 참여를 완료하면 투자자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형태의 조합가입확인서를 받게 된다. 조합가입확인서는 카카오톡에 탑재된 암호화폐 지갑 클립으로 전송돼 사용자는 쉽고 간편하게 조합 가입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엔젤리그의 가장 큰 강점은 투자자가 번거로운 일을 일일이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매도 희망자 찾기, 주식 보유 여부 확인, 명의개서 등 귀찮거나 어려운 절차는 전부 리드엔젤이 맡아서 처리해준다.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투자자는 매도 시점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매도 시점이 되면 조합원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매도 여부에 관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대신 투자금 회수 시 원금 대비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달성하면 리드엔젤에게 성과 보수를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성과 보수는 조합마다 다르지만 보통 10% 내외에서 결정된다.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먼저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행위 자체가 높은 리스크를 동반한다. 유니콘 기업이라 해도 언제 상장을 하거나 다른 기업과 M&A를 하게 될 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같은 뜻밖의 위기로 회사가 어려움을 겪거나 기업 가치가 하락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엔젤리그도 클럽딜 투자 시 사전 확인사항으로 출자금 전액 손실 등 매우 큰 위험을 감수한다는 내용을 기재하고 있다.

또 엔젤리그 클럽딜은 조합 명의로 주식을 보유하는 형태이다 보니 조합원 개인이 도중에 주식을 매각하기 어려운 구조다. 오현석 대표는 “조합 형태의 비상장주식 투자는 환금성이 낮기 때문에 참여 가능 금액을 낮춰서 개인 투자자의 부담을 낮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기에 조합에 참여할 때는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보통 조합원은 투자한 스타트업에 IPO나 M&A 같은 이벤트가 생길 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김도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