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DID·토큰화’로 블록체인 차별화 주력

By 이지영   Posted: 2020-09-07

금융권X블록체인 기획 ② 우리은행
DID·토큰화, 블록체인 사업의 ‘2축’
위비코인' 발행 경험으로 ‘커뮤니티 화폐 플랫폼’ 주력
올해 초 블록체인 기술 기반 회원 관리 통장 특허 출원
“공신력 있는 '금융권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할 것”

국내 5대 은행사 중 하나인 우리은행은 블록체인이 금융 산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기 전인 2015년부터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당시 블록체인 전문 스타트업과 블록체인 기반 금융연계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는 업무협약을 맺으며 그 관심을 공표한 바 있다. 


2020년 현재는 분산신원증명(DID)과 토큰화를 ‘2축’으로 우리은행만의 차별적 기능을 담은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인증 기능과 토큰화 기능을 각각 분리해 개별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 아닌 한 앱에서 두 기능을 결합해 한 번에 제공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블록체인 관련 특허 출원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올해 초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회원 관리 통장에 대한 특허를 등록했으며, 지난 4월에는 멀티 화폐 발행을 목적으로 하는 커뮤니티 화폐 플랫폼(TaaS)에 대한 특허도 등록했다.


“블록체인 활용영역 6가지 중 ‘인증’과 ‘토큰화’에 주목”


우리은행 블록체인 사업의 두 축은 DID 기반의 신원인증과 토큰화로 꼽힌다. 특히 지난 2015년부터 블록체인 사업을 개발 및 추진해왔기에 사업에 대한 방향성이 뚜렷하다. 우리은행의 블록체인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김선우 DT추진단 팀장은 “블록체인 전문가인 ‘윌리엄 무가야’는 ‘비즈니스 블록체인’이라는 책에서 블록체인의 활용영역을 ATOMIC이라는 단어로 정리했다”며 “ATOMIC은 A(Asset), T(Truth), O(Ownership), M(Money), I(Identity), C(Contract) 등 6개 분야”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어 “우리은행은 이 6가지 분야를 실효성 있는 사업 관점에서 인증(Identity)과 토큰화(Tokenization)로 그룹핑해 2축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은행 금융 상품과 서비스에 우선 적용하고, 단계적으로는 우리금융그룹 관계사 업무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인증 영역은 SKT·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와 삼성전자, 은행사 등 14개사가 공동으로 출범한 DID 연합인 ‘이니셜’을 통해 확장 중이다. 우선 이니셜을 통한 ‘모바일 전자 증명 공동 사업’을 바탕으로 ▲VIP 고객등급 증명 서비스 ▲대출서류 모바일 전자 증명 서비스 등을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은행 업무 서비스에 DID를 접목해 상용화 사례로 선보인다는 것이다.


VIP 고객등급 증명 서비스는 우리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를 대상으로 백화점과 면세점 등의 제휴처 VIP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위변조가 불가한 블록체인 기반 VIP 고객 증명서를 발행해 제휴처에 모바일로 간편하게 제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 골자다. 당초 올해 초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제휴처의 전략 수정에 따라 내년으로 출시가 미뤄졌다. 


대출서류 모바일 전자 증명 서비스는 대출에 필요한 재직·재학 증명서 등의 서류를 전자 문서화해 모바일을 통해 제출하는 서비스다. 현재 관련 법규와 내부 규정 등을 검토 중이며, 내년 초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위비코인’ 발행 경험으로 TaaS 주력


우리은행만의 차별화된 블록체인 사업을 위해 토큰화 영역에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국내 5대 은행사 중 유일하게 토큰화를 사업의 핵심으로 선언하고 있는 만큼 해당 분야에서 앞서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위비코인’이라는 은행사 최초의 디지털 화폐를 발행했던 경험도 토큰화 영역 확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 팀장은 “위비코인은 기존 데이터베이스(DB) 기반의 디지털 화폐 대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을 때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 성능 및 보안상의 문제가 없는지를 검증하는 기술검증(PoC)과제였다”며 “소기의 목적에 부합하는 결과를 얻은 성공적인 PoC였던 만큼, 위비코인 수행 경험과 체득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토큰화 사업의 상용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이 주력하고 있는 토큰화 사업은 커뮤니티 화폐 플랫폼(Token as a Service, TaaS)이다. TaaS는 블록체인 플랫폼 서비스로서, 기업이 직접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사용료 지불 방식으로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 서비스다. 


쉽게 말해 정부 기관과 대학교, 일반 가맹점 등이 우리은행의 TaaS를 도입하면 별도의 시스템 및 자체 앱 개발 비용 없이 자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고 유통할 수 있다. 최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우수직원에 대한 포상을 KISA코인(가칭) 등의 방식으로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때 우리은행 TaaS를 도입하면 곧바로 KISA코인을 발행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하지만 디지털 화폐의 발행 및 유통을 지원하는 블록체인 플랫폼 서비스는 이미 기존에도 유사한 사례가 많다. 차별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TaaS의 차별화를 위해 디지털 화폐 발행과 신원인증을 동시에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기존에는 인증과 화폐 기능이 분리된 형태의 블록체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곳이 많았다”며 “하지만 우리은행은 인증을 신분증화하고, 디지털 화폐를 결합해 신뢰도 높은 결제 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쟁사들은 주지 못했던 차별화된 가치를 사용자에게 제공함으로써 더욱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락인해 규모의 경제를 이룰 것”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금융사의 블록체인, ‘디지털 자산 플랫폼’ 기반으로 확장”


우리은행은 향후 금융사의 블록체인 사업이 ‘디지털 자산 플랫폼’ 형태로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비하는 일환으로 올해 디지털 금융 상품인 ‘락앤락 에스크로’와 TaaS 등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블록체인 기반 회원 관리 통장인 락앤락 에스크로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서명을 통한 인증과 특정 조건 부합 시 거래가 자동 체결되는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 등을 활용해 지원하는 서비스다. 사용자는 락앤락 에스크로를 통해 평소에는 인출 잠금을 걸어둔 계좌를 (회원들의)디지털 서명과 사전에 정의했던 특정 조건을 부합시켜 일시적으로 잠금을 자동 해제할 수 있다. 단순히 입출금 내역만 공유할 수 있는 타행 회원 관리 통장에 비해 편리하고 엄격하게 계좌 인출을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사무직원들에 의해 상담 금액의 인출이 발생하는 중소기업에 실효성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TaaS 등을 통해 셀프 소버린 방식의 본인인증을 접목한 결제 서비스를 지원할 방침이다. 포인트 거래, 포인트 결합결제, 멀티 페이 등 결제 분야에 블록체인 기반 셀프 소버린 방식을 접목해 개인정보의 노출은 최소화하면서 안전한 금융거래를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셀프 소버린은 사용자 스스로 개인의 정보 공유 범위를 결정하는 신원 인증 방식이다. 


김 팀장은 “금융거래에 있어 거래 대상 자산의 소유권자를 확인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한 사항으로 필수 불가결한 과정”이라며 “우리은행은 최근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마이데이터에도 셀프 소버린 방식의 본인 확인 기능을 적용해 정보의 신뢰도를 보다 더 높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은행은 우선 은행 업무에 활용할 수 있고, 나아가 타 산업군으로 활용 영역을 넓힌 공신력 있는 ‘금융권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며 “의미 있는 규모의 사용자를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우리금융그룹사의 사용자 기반을 시작으로 타 산업의 파트너사 등을 점진적으로 확보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DT추진단장을 맡은 황원철 상무 역시 “최근 블록체인의 주된 활용이 디지털 통화의 유통 및 거래에서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며 “은행 단독 사업 방향보다는 동일한 목적을 가진 타 산업군의 업체와 공동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협력 생태계를 키워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우리은행은 DID 인증과 토큰화가 결합된 다양한 서비스를 연합체와 함께 발굴하고 상용화할 것”이라며 “특히 마이데이터 사업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접목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지영 기자]

<금융권X블록체인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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