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디지털 금융 선도할 ‘열쇠’로 블록체인 주목

By 이지영   Posted: 2020-08-27

금융권X블록체인 기획 ① 신한은행
“신한은행 내부적으로 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공감대 형성”
신한금융 후견인 제도 통해 그룹사 내 블록체인 사업 확대
신한 모바일 뱅킹 '쏠'에 마이아이디 기반 DID 서비스 도입
"하반기에는 블록체인 기반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

전통 금융권의 블록체인 도입이 대세다. 커스터디, DID, 토큰이코노미 등 재료도 다양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초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금융기관 90곳의 54%가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추진하거나 준비 중이다. 특히 비대면화 전환과 내년 3월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가시화된 디지털 자산의 제도권 진입 등은 이를 더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5대 은행사 중 하나인 신한은행도 디지털 금융 선도를 위한 열쇠로 블록체인을 택했다. 기존 금융 서비스의 편의성 향상과 비대면화 전환을 골자로 하는 디지털 금융을 블록체인으로 이루겠다는 의지다.

신한은행은 기존 대출 업무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커스터디, 분산신원증명(DID), 해외 송금 등 다양한 영역에서 블록체인 적용 사례를 만들고 있다. 3년 전 3명으로 시작해 현재 7명으로 늘어난 블록체인 전담조직(블록체인셀)이 그 힘의 원천이다. 신한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블록체인 전문 조직을 만들었으며, 현재 블록체인 전담조직을 갖춘 곳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두 곳뿐이다.

지난 5월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차세대 신원인증 기술로 주목받는 DID 사업도 활발하게 전개 중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6일부터 은행사 최초로 자체 모바일뱅킹에 DID 서비스를 도입해 신원인증을 발급하고 있다.

“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성공 사례 비결”


신한은행 표 블록체인 사업의 특징은 조직 내부의 공감대가 강하게 형성됐다는 점이다. 일찍부터 구성된 블록체인 전담조직을 통해 은행 내부 교육과 컨설팅이 여러 차례 진행된 결과다. 윤하리 신한은행 디지털그룹 블록체인셀장은 “금융권 최초로 만들어진 블록체인 전담조직을 통해 블록체인을 체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내부에 교육과 컨설팅을 진행했다”며 “‘블록체인이 만능은 아니다’라는 기조로 객관적으로 컨설팅해 블록체인이 꼭 필요한 업무만 사업화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은행 내부적으로 형성된 공감대는 실제 블록체인 성공 사례로 이어졌다. 신한 닥터론이 대표적이다. 신한 닥터론은 이름 그대로 의사를 대상으로 만든 대출상품이다. 기존에는 은행이 대한병원의사협의회에 정회원 여부를 직접 확인하며 검증하는 데 평균 2~3일이 소요됐다. 신한은행은 신한 닥터론에 자체 블록체인 자격검증 서비스를 적용하면서 정회원 여부를 실시간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단축했다. 윤 셀장은 “기존 은행 업무 프로세스를 블록체인으로 효율화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대출 건수가 25% 증가하는 등 실제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8월 말 출시할 정책자금 대출 플랫폼도 이와 같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정책자금 대출 플랫폼은 소상공인에게 더 쉽고 빠르게 자금 대출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신한은행과 소상공인진흥공단이 함께 MOU를 맺고 구축 중이다. 소상공인은 해당 플랫폼을 통해 블록체인에 대출 정보를 공유하고, 기존보다 간소화된 과정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윤 셀장은 “코로나19가 부상하기 전인 작년부터 준비해왔던 사업”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금융 업무가 더욱 강조되고 있는 만큼, 정책자금 대출 플랫폼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평가했다.


내부 공감대로 만들어진 블록체인 성공 사례는 다양한 부서의 니즈도 이끌었다. 은행 내부 다양한 부서에서 각자 업무에 블록체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는 것이다. 선순환인 셈이다. 윤 셀장은 “은행 내부 부서들이 닥터론, 정책자금 대출 플랫폼 등 성공 사례를 보며 부서별로 블록체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니즈를 드러낸다”며 “블록체인 성공 사례를 통해 내부 확산을 이룬 것”이라고 표현했다.


블록체인 사업 확산은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전반적으로 이룰 전망이다. 우선 신한은행이 먼저 도입한 DID서비스는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등 계열사에도 연내 도입을 검토 중이다. 또한 신한금융그룹 내 계열사 간 기술 협업 제도를 통해 블록체인 사업 확산을 이끌 방침이다. 윤 셀장은 “신한 그룹 내 일종의 후견인 제도가 있다. 블록체인,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4차 산업 혁명 주요 기술들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협업하는 제도”라며 “후견인 제도를 통해 은행에서 첫 번째로 도입한 블록체인 기술을 그룹사로까지 확대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 ‘쏠’에 마이아이디 기반 DID 서비스 도입


신한은행은 현재 DID 컨소시엄인 이니셜,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 DID 얼라이언스 등 3곳에 모두 참여 중이다. 주요 DID 컨소시엄으로 꼽히는 3곳에 모두 참여 중인 국내 은행사는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DID에 대한 높은 관심과 사업 전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 의지는 은행사 최초 블록체인 기반 신원인증 도입으로 이어졌다. 신한은행은 신한 모바일뱅킹 ‘쏠’에 마이아이디 기반의 DID 서비스 ‘쯩’을 도입해 신원인증을 발급한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마이아이디는 국내 블록체인 기업 아이콘루프가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바 있다.  


신한은행은 이번 도입을 통해 비대면 2차 신원 확인 절차를 DID로 대체하고, 사용자의 업무절차를 간소화할 방침이다. 쏠 내에서 DID 서비스는 로그인 수단 변경 부분까지 적용됐으며 향후 모바일 OTP 발급, 비밀번호 변경, 고객 확인(KYC) 등 신원정보 확인이 추가로 필요한 다른 금융거래에까지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국내 주요 DID 컨소시엄에 모두 참여한 만큼 다양한 DID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윤 셀장은 “DID 컨소시엄 3곳에 참여함으로써 다양한 DID 기반의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다양한 컨소시엄을 통해 내부적으로 각각의 기술에 대한 역량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쏠에 적용한 DID 서비스는 일부 기능에만 적용하지만, 금융 증명서 분야 및 인증 분야 등에 확대 적용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개인의 신원 정보뿐 아니라 금융 데이터의 관리 및 거래가 가능한 금융 데이터 플랫폼 구축도 추진 중이다. 장현기 신한은행 디지털R&D센터장은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되면 민감한 금융 데이터를 제어할 수 있는 사업자와 금융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의 중요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신한은행은 블록체인 기반디지털 신뢰 플랫폼을 구축해 사용자의 금융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제공할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은 비금융 사업으로 진출할 좋은 기회”


신한은행은 국내 주요 은행사로서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 금융 업무에 미칠 영향을 고민하고 연구해왔다. 하지만 동시에 비금융 사업으로 확장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아이콘루프, 그라운드X,  헥슬란트, 해치랩스 등 다양한 블록체인 기술 회사들과 협업을 진행해왔다.


카카오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 블록체인 기술업체 헥슬란트와는 지난해 8월 공동으로 블록체인 키 관리시스템(PKMS)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지난 2018년부터 준비했던 전자지갑 형태의 커스터디 관련 기술적 검토와 테스트는 완료한 상태다. 또한 블록체인 솔루션 기업 해치랩스와는 블록체인 자격검증 서비스를 공동 개발했으며, 해당 시스템은 신한 닥터론 등에 적용됐다. 


윤 셀장은 “지금까지는 금융 업무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하반기부터는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의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사업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권에 블록체인 기술은 비금융 사업으로 진출할 좋은 기회”라며 “다양한 기술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신규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전개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장 디지털R&D센터장 역시 “신한은행은 기존 금융 서비스의 편의성 향상과 사용자의 금융 정보 안전 관리 등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여러 사례를 만들었다”며 “향후 비대면화 전환 요구에 맞춰서도 블록체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