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신고가 경신하는 비트코인, 사이버 머니와 무엇이 다를까?

By 유성민   Posted: 2021-04-16
출처 : 픽사베이

비트코인 가격이 7000만원을 돌파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비트코인 가격은 10원도 안됐다. 2010년 5월 프로그래머인 라스즐로 핸예츠(Laszlo Hanyecz)가 1만비트코인으로 피자 2판을 사먹은 것이 비트코인의 첫 시세이다. 피자 한 판이 3만원이라고 가정하면 당시 시세는 6원인 셈이다. 이를 계산해보면 비트코인 시세는 10년 사이 1000만배 넘게 오른 셈이다.

이처럼 비트코인 시세가 오른 이유가 무엇일까? 일반 사람이 봤을 때는 2000년대 유행했던 싸이월드의 사이버머니인 도토리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둘 다 실물적인 가치가 없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긴 하다.

그런데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자산을 단순 사이버 머니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참고로 지난 9일 싸이월드가 16개월 만에 새롭게 개편되어 재개됐는데, 도토리도 기존처럼 일반 사이버 머니가 아닌 이더리움 기반 디지털자산 형태로 발행될 계획이다.

그럼 디지털자산은 기존 사이버머니와 어떻게 다를까? 두 가지 측면에서 다르다. 첫째는 실물적 거래 용도를 위해 등장한 화폐라는 점이다. 기존 사이버머니는 사이버상의 서비스 용도로만 활용됐다면, 디지털자산은 실물거래도 가능하다. 비트코인 시세가 폭등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일부 지역에서 음식결제를 비트코인으로 받는 곳이 있었다.

합의알고리즘, 디지털자산에 숨어 있는 탈중앙 메커니즘

둘째는 탈중앙 형태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이 부분이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화폐와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회사가 좀 더 정교한 탈중앙을 구현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지속하게 하기 때문이다.

기존 화폐는 국가에 의해서 발행되는데, 국가 종속적인 특성이 있다. 따라서 화폐의 가치는 국가 영향력과 화폐 발행 정책에 따라 좌우됐다. 그뿐만 아니라 화폐 사용 가능 범위 또한 해당 국가로 제한돼 있다.

여기서 기존 사고의 틀을 깨보는 생각이 필요하다. 굳이 국가 발행한 화폐만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국가 경제 안정성, 국가 내 거래 등 목적에서 국가 화폐는 유용하다. 그런데 이러한 유용성이 제약사항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사용 범위가 국가로 한정된다는 점이다. 국제 간 송금 시에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는 화폐 제약사항 때문에 불편을 겪는 것이다.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있다.

디지털자산은 이러한 측면에서 자유롭다. 그리고 명확한 소유주가 없다는 측면은 매력적이다. 그렇다고 디지털자산 운영이 비규칙적이지 않다. 안정성을 위해 탈중앙 메커니즘이 적용돼 있는데, 이러한 메커니즘을 합의알고리즘이라고 부른다.

합의알고리즘은 탈중앙으로 운영되는 디지털자산 안정성을 위해 등장한 기술이다. 합의알고리즘은 크게 경쟁 중심과 협력 중심으로 나눌 수 있다. 경쟁중심은 경쟁에서 이긴 참여자가 운영 우선권을 갖는 방식이다. 생동성우선(Liveness over Safety)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방식은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보상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해당 방식에서는 많은 경쟁자가 있는 것이 안정성에 좋다. 그래서 비허가형 블록체인(혹은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이러한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대표적인 예로 비트코인은 채굴방식으로 블록 생성자를 결정한다.

협력중심은 투표 방식으로 협력해 운영을 정하는 방식이다. 안정성우선(Safety over Liveness)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협력중심은 투표와 같은 방식으로 협력하므로 참여자가 적은 것이 유리하다. 참여자가 많을수록 의견 불일치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참여자 신뢰성도 중요하다. 악의적인 참여자가 있으면 이상한 방향으로 운영하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참여 제한 형태인 허가형 블록체인(혹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 많이 활용된다. 대표적인 예로 비잔틴합의알고리즘(BFT)이 이러한 방식으로 동작한다.

디지털자산, 튤립거품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정리하면 디지털자산은 사이버 머니와 동일선상에 놓고 볼 순 없는 것이다. 이를 오해하면 디지털자산의 본질적인 가치를 이해할 수 없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비트코인 시세 급상승을 튤립거품에 비유하면서 디지털자산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것이다. 이는 ‘비교의 오류’라고 할 수 있다. 비교의 오류는 잘못된 대상을 놓고 비교함에 따라 발생하는 논리적 오류이다.

비교의 오류를 범하는 대표적 유형 중 하나가 서로 다른 특성을 같은 현상처럼 비교해 설명하는 것이 있다. 또 다른 유형으로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같은 현상처럼 설명하는 비교의 오류가 있다. 디지털자산 시세 급상승을 튤립거품에 비교하는 것에는 이러한 두 가지 오류가 모두 포함돼 있다.

디지털자산은 화폐용도를 위해 등장했다. 반면 튤립은 상품적 특성이 있다. 서로 다른 특성이 있으므로 이 둘을 비교하는 것은 비교의 오류로 볼 수 있다.

시세 급상승의 배경 또한 다르다. 튤립 가격은 애호가 때문에 급상승했다. 반면 디지털자산의 시세 급상승은 미래 전망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사용 검토로 인한 비트코인 시세 상승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럼 디지털자산의 시세 급상승은 어디에 비유하는 것이 적절할까? 18세기 조선시대에 발생한 전황에 비교하는 것이 적절하다.

전황은 동전유통량이 부족해서 동전 가치가 급상승한 사건이다. 18세기 이전 조선은 쌀·은을 가지고 물품을 주로 구매했다. 그러다가 화폐개혁을 시행하면서 동전을 발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동전 유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주된 이유는 동전의 비축으로 보고 있다.

전황은 현재 디지털자산 시세 급상승과 유사하다. 조선시대의 동전과 디지털자산의 특성이 유사하다. 둘 다 화폐기능을 위한 특성이 있다. 배경 또한 유사하다. 전황은 화폐개혁을 위한 과정에서 발생했다. 마찬가지로 디지털자산은 화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데, 그 과정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코인 시세가 급상승했다. 발생 원인 또한 유사하다. 화폐로서 유통하는 것이 아니라 ‘퇴장(退藏)’ 목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변화적 과도기로 앓는 몸살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해

18세기 조선이 그랬던 것처럼 디지털자산 또한 전황과 같은 현상을 겪고 있다. 전황 이후 동전이 안정적으로 화폐의 가치로 자리 잡은 것처럼 디지털자산 또한 화폐로서 가치가 자리 잡을 전망이다. 그러므로 디지털자산을 사이버 머니로 바라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미래의 새로운 화폐로서 바라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

[유성민 건국대학교 겸임교수]

유성민 교수는 2017년부터 블록체인 정책 자문, 스타트업 멘토링 등 블록체인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다. 건국대, 부산대, 서강대 등에서 블록체인 주제로 강의하고 있으며 IT전문 필진으로 여러 언론사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디스트리트에서는 사회적으로 화두가 되는 내용을 전문가 입장에서 좀 더 상세한 내용을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