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결제는 사용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下

By 박정현   Posted: 2020-07-10

암호화폐가 결제사업에 미치는 영향 ④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일반 소비자들 입장에서 수많은 결제 수단들을 선택하는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필자가 보는 기준은 편의성, 혜택, 그리고 안정성이다. 이전 칼럼에서는 그중에서 편의성이라는 측면에서 암호화폐 결제가 사용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를 살펴볼 것이다.

◆ 눈길을 사로잡는 ‘파격적인 혜택’

가장 먼저 ‘혜택’이라는 측면에서 암호화폐 결제를 바라보자. 최근 간편결제 시장은 플랫폼 사업자들부터 기존 결제 사업자들 그리고 가맹점들의 자체 결제수단까지 가히 제2의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제1의 춘추전국시대는 간편결제가 막 등장했던 초창기로 당시 8개 카드사들과 통신사들 그리고 PG나 VAN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간편결제를 출시했다. 격전기에 살아남기 위해 각 간편결제들은 다양한 혜택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을 유혹했지만 결국 대다수는 마케팅 비용만 소진한 채 쓸쓸히 무대에서 퇴장하게 됐다.

하지만 최근 간편결제 시장에 새롭게 경쟁이 불붙고 있다. 존 간편결제 시장 내 경쟁이 주로 결제 관련 기업들에 국한되어 있던 것과 달리 현재의 간편결제 사업자들은 다양한 영역의 사업자들이라는 것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 네이버 페이나 카카오 페이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부터 SSG 페이나 L 페이와 같은 전통적인 유통업체들, 그리고 쿠페이(쿠팡)나 배민 페이와 같은 e커머스나 푸드 딜리버리업체들까지 다양한 사업자들이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와 같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플레이어들도 다르고 그들이 시장에 뛰어드는 목적도 다르지만 동일한 부분이 하나 있다. 각 업체들이 사용자들에게 소구하는 포인트가 ‘결제 시 혜택’이라는 점이다. 간편결제 수단들 간에 편의성이나 안정성 측면에서 큰 차이를 제시하기 어렵다 보니 혜택을 전면에 내세울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암호화폐 또한 이러한 혜택 싸움을 피할 수는 없다. 일전 칼럼에서 봤듯이 다른 간편결제들보다 편의성 측면에서 뒤처지는 만큼 가상 자산이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다른 수단들보다 훨씬 더 큰 혜택을 제공해야만 한다.

▲ 페이코인이 결제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내높은 혜택 / 출처=페이코인

▲ 배달 주문시 무려 50%에 달하는 혜택을 제공한다. /출처=페이코인

실제로 페이코인는 제한적인 가맹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굉장히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시하면서 사용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다른 간편결제들이 5만원 이상 구매 시 1만원 할인과 같은 형태로 프로모션을 실행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수준임은 분명하다. 작년 토스에서 출시한 토스카드가 3분의 1 확률로 캐시백 10%를 제공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과 비교하더라도 굉장히 큰 혜택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파격적인 할인 혜택은 이전 칼럼에서 지적한 부정적 요소들, 특히나 부족한 편의성에도 불구하고 가상 자산을 사용할 유인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실제로 가상 자산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해당 혜택을 위해 일부러 페이코인을 구매해서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일회성 결제로 끝날 가능성도 매우 높지만 일단 사용자 경험을 갖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결국 개인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은 가상 자산의 불편한 사용을 넘게 해주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일례로 현재 간편결제 서비스 중 견실한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는 페이코도 초기에 매우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면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대다수 간편결제들이 첫 결제 시에만 혜택을 주거나 5만원 이상 구매 시 1만원 할인과 같은 제한적 혜택을 주는 것과 대조적으로 페이코는 제한적인 가맹점들이었지만 (ex. 아티제) 무려 50% 할인을 제공하며 사용자들이 페이코에 익숙해지게끔 유인했고, 그 결과 별도 단말기 설치나 추가 앱 설치 등과 같은 장애물을 극복하고 현재와 같이 간편결제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 ‘파격적인 혜택’ 지속 가능할까?

그렇다면, 과연 가상 자산 결제가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에 비해 이렇게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파격적 혜택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 부분은 마침 근래에 다날 핀테크 팀장이 다른 미디어에 출연해 언급한 내용이 있어서 일부 내용을 참고해봤다.

먼저, 다날에서는 대부분 간편결제 사업자들이 초기에 사용자 확보를 위해 출혈을 감수하며 이 같은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은 일반적이라고 했다. 이에 덧붙여 일정 수준 이상 가입자를 확보한 이후에는 가맹점과 관계에서 협상력을 발휘하여 출혈을 줄이고 커머스·마케팅 모델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 내겠다고 했다. 실제로 현재도 큰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적으로 손실을 보고 있는 모델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해당 인터뷰를 보면서 필자는 한 가지 놀라운 점, 그리고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먼저, 놀라운 점부터 말하자면 “현재 이미 아주 작은 수준이지만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는 굉장히 놀라운 이야기로, 앞으로도 페이코인의 파격적인 할인 혜택이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는 있지만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페이코인은 이렇게 단기간에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도 적자 폭을 줄여나갈 수 있었을까? 여기서부터는 어디까지나 필자의 추정이지만, 블록체인을 통한 적은 결제수수료와 운영비용이 크게 기여했으리라 생각한다. 즉, 다른 간편결제들에 비해서 효율적인 비용구조를 바탕으로 확보한 여력을 마케팅 비용에 충당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가능성으로는 가맹점 측에서 프로모션과 관련된 비용 부담 폭을 다른 간편결제들보다 더 크게 부담해줬다는 것인데, 이는 현재 가상 자산 결제의 위상과 이미지를 봤을 때 그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는다.

한편 한 가지 아쉬운 점 역시 공존하는데, 다날의 전략과 사업모델이 결국 기존 간편결제 사업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간편결제들과 차별되는 점이나 특장점 없이 동일한 전략 그리고 동일한 사업모델을 가져간다면 과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해당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비용 효율성을 확보할 수는 있을 것이다. 현재 구체적인 수치들을 알 수 없어서 이러한 비용 효율성이 어느 정도 경제적 해자로 기능할지 미지수다. 특히 블록체인 시스템이 독점적 기술이 아닌 만큼 차이와 같은 형태로 시스템 뒷단에서 기존 결제사업자들이 블록체인을 활용함으로써 비용 효율성을 제고할 가능성 역시도 있기에 그저 비용효율성 하나에만 의존한다면 기존 간편결제 사업자들과 경쟁해 살아남기 힘들어 보인다. 결론적으로 현재 시점에서 암호화폐 결제를 확대하는 데 ‘더 큰 혜택’은 가장 큰 무기이자 확실한 매력 요소지만 그 지속 가능성에 있어서 여전히 의문점이 남는 상황이다.

출처=픽사베이

▲ 출처=픽사베이

◆ 암호화폐 결제는 과연 안정적일까?

마지막으로 결제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안정성 측면에서 암호화폐 결제를 평가해 보고자 한다. 사용자들이 결제수단을 선택함에 있어서 안정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사실 국내에서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요소다. 왜냐하면, 국내에서 사용되는 대다수 결제수단은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결제 수단 중 하나인 카드를 놓고 보자면 어떤 카드사의 카드를 쓰더라도 국내에서는 거의 모든 가맹점에서 자유롭게 결제가 가능하며, 카드라는 결제 수단 뒤에 있는 원화 역시도 매우 안정적이라는 사실에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다들 아시겠지만 최근 발생한 토스의 결제 사고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간편결제를 필두로 한 새로운 결제 방식의 안정성에 대해 주목하게 됐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겼던, 그래서 외려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 주목하게 된 것이다. 이 사태를 보고 누군가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의 우수한 보안을 강조하는 호재로 볼 수도 있겠지만 대중에게 이미 가상 자산은 수차례 해킹이나 각종 사건 사고와 연결되었던 만큼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암호화폐는 그 자체를 위·변조하기 불가능한 것이지 거래소 혹은 지갑 등을 공격해서 탈취한 사례는 빈번하다. 또한 다소 이례적이지만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되는 신생 알트코인들은 설계 오류 등으로 인해 가상 자산 그 자체가 위·변조된 사례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금번 사태는 암호화폐 확산에 매우 부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즉,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한 결제는 두 가지 측면의 안정성에서 모두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앞에서 말한 결제 방식 자체에 대한 구조적 안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받게 될 것이며, 동시에 그 기초 자산이 되는 코인 자체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실제로 과거 칼럼에서 언급한 스테이블 코인들을 제외한다면 일반적인 가상 자산들은 안정이라는 단어와는 극히 거리가 멀다. 코인 자체 안정성에 대해서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자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코인 가격의 안정성 그리고 지갑이나 거래소 같은 관련 ‘인프라의 안정성’도 있을 것이다. ‘코인 가격’의 안정성 이슈는 수차례 다뤘던 만큼 간단하게만 짚어보겠다. 쉽게 말해 A라는 코인이 향후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면 사람들은 이를 물건을 사는 데 사용하지 않고 보유하려고 하기에 활용되지 않을 것이며, 거꾸로 해당 코인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된다면 상점 측에서 해당 코인을 받고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에 활용되지 않을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 스테이블 코인이다.

▲ 출처=픽사베이

◆ 여전히 불안정한 가상 자산 생태계

이번 칼럼에서 보다 자세하게 이야기해보고 싶은 측면은 인프라의 안정성이다. A라는 코인이 있고 해당 코인이 안정적이며 사용자들이 적극적으로 해당 코인을 결제에 활용하고 싶다고 전제해보겠다. 그런데 결국 이 코인이라는 것은 현재 시점에서 특정 지갑 앱이나 거래소 계좌에 보관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지갑 앱이나 거래소 계좌가 그다지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가장 큰 불안은 해킹 이슈다. 빗썸, 업비트 등 대형 거래소들도 이미 해킹 이슈를 경험했으며, 지난 2월 17일 나름 메인 알트코인이라고 할 수 있는 IOTA 공식 지갑인 트리니티 역시 해킹당한 바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철저한 보안으로 해킹을 잡더라도 해당 거래소 상장폐지 혹은 지갑 앱의 서비스 종료라는 불안 요소 또한 존재한다. 실제로 국내 토종 지갑 앱 중 하나인 비트베리는 연초에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가 타 회사에 인수되면서 간신히 부활했다. 당시 비트베리의 많은 사용자들이 멘붕을 겪었고 이러한 모습은 향후 사용자들이 코인으로 결제하기 위해 미리 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불안을 느끼게 할 것이다.

상장폐지 또한 마찬가지다. 코인을 결제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거래소에서 코인을 사서 보관하는 행위가 필요한데, 지갑 앱이 불안하다고 해서 거래소에 뒀다가 상장폐지되는 상황을 마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필자 역시도 모 거래소에 보관하고 있던 XRP(리플)가 상장폐지되면서 굉장히 당황스러운 일을 경험하게 됐다. 심지어 해당 거래소는 공지사항으로만 상장폐지 사실을 알린 뒤 지갑에서 해당 코인을 삭제처리했다. 이후 필자가 항의하자 약관상 해당 코인을 복구해 줄 이유는 없지만 도의적 차원에서 삭제조치한 날 시세를 기준으로 USDT로 보상해주겠다고 회신을 줬다.

그 회신이 있은 지 벌써 약 20일이 지난 상황이며 중간에 필자가 언제쯤 보상이 이뤄지냐고 질문하자 거래소는 그저 처리 중이라는 답변만 줬을 뿐이다. 법적으로 합법인지 불법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형태는 아니다. 결론적으로 이같이 불안정하고 고객 친화적이지 않은 가상 자산 생태계는 가상 자산이 실제 결제로 활용되는 것을 가로막게 될 것이다. 필자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가상 자산에 대한 회의감에 쉽게 휩싸이게 되기 때문이다.

◆ 대중의 신뢰 없이는 상용화될 수 없어..

앞으로 가상 자산 결제가 보다 확대되기 위해서는 결국 다른 무엇보다 안정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앞서 살펴보았듯이 사용자들에게 주는 혜택이란 다른 결제수단들도 동일하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누가 더 많은 프로모션 비용을 지출할 수 있느냐 하는 싸움이기 때문에 혜택을 키우는 것은 당연하고 다른 결제수단에 비해 부족한 점을 채우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특히나 시세에 대한 부분은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어느 정도 대안을 제시했지만 앞서 설명한 안정적인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결제라는 것은 결국 돈과 직결된 부분인 만큼 내 돈을 안정적인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너무나 기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현재 네이버 페이, 카카오 페이, 쿠페이 등 다양한 충전식 간편결제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기반에는 해당 사업자들에 미리 돈을 충전시켜놓아도 별다른 문제가 없으리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미리 충전시켜놓은 돈이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다면 누구도 충전식 간편결제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업계 전체가 고객을 위한 관점에서 단기적 이익을 넘어 가상 자산 전반에 대한 신뢰 형성에 힘쓰지 않는다면 가상 자산 생태계가 그들만의 리그를 넘어 보편화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박정현 LG유플러스 VAN사업담당 매니저]

박정현 LG유플러스 매니저는 통신사에서 결제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그간의 이력을 바탕으로 블록체인과 결제를 연관지어 암호화폐가 우리의 실생활을 얼마나 바꿔놓을지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