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기면 이자 준다는 코인, 과연 좋기만 할까?

By 조재우   Posted: 2020-06-22
 출처=게티이미지

▲ 출처=게티이미지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다. 암호화폐(가상화폐) 세상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대개 암호화폐에서 유행이라고 하면 코인공개(ICO)나 탈중앙화 금융(DeFi)과 같은 것을 떠올리겠지만 사실 최초의 유행은 비트코인이 촉발한 수많은 작업증명(PoW) 알고리즘 기반 알트코인들의 등장이었다. 그 때 지금은 이름도 찾아보기 힘든 수많은 코인이 등장했고 대부분이 사라졌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코인으로는 라이트코인이나 도기코인 정도가 있다.

이후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유행은 2013~2014년 사이 NXT를 위시한 지분증명(PoS) 코인들의 등장이다. 지금은 아는 사람이 많이 없겠지만 당시에는 블랙코인이나 PIVX와 같은 PoS 코인이 큰 주목을 받으며 유행을 주도했다. 그 다음 유행이 우리가 알고 있는 ICO, 거래소공개(IEO), 스테이블 코인 등이다.

◆ 유행 돌고 돈 스테이킹 코인의 재부상

그리고 지금은 2014년에 유행했던 스테이킹 코인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물론 기술적으로 본다면 예전과 현재의 스테이킹 코인은 많이 다르다. 예전에는 순수한 지분 중심의 PoS 알고리즘이었다면 요즘은 DPoS(Delegated PoS)나 LPoS(Leased PoS), 혹은 BFT(Byzantine Fault Tolerance) 등의 알고리즘이 중심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스테이킹을 추구하는 동기를 보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이 스테이킹에 매료되는 이유는 투자에 대한 안정적인 수익과 함께 은행 이자율보다 훨씬 높은 스테이킹 보상이다. 스테이킹 리워즈에 따르면 현재 테조스는 연 5.65%, 코스모스는 연 8.34%의 이자를 지급하며 세 번째 순위에 있는 팩톰은 연이율이 무려 37.6%에 이른다. 다른 네트워크 인플레이션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테조스 0.7%, 코스모스 1.9%, 팩톰 15.5%이니 웬만한 정기예금은 저리 가라 할 수준이다. 저금리 시대로 돌입한 지금 이런 높은 이자율과 암호화폐라는 매혹적인 상품이 교차하고 있는 지점이 스테이블 코인인 것이다.

출처=Staking Rewards

▲ 출처=Staking Rewards

이러한 열풍 때문일까, 요즘은 거래소에서도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각양각색의 스테이킹이 나타나고 있다. 소셜미디어 블록체인으로 알려진 스팀(또는 스팀잇)에서도 콘텐츠 보상으로 책정된 보상을 스테이킹 용도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있다. 스팀 토큰을 구입해서 스테이킹(스팀파워업)하고 보팅 권한을 특정 계정에 임대하면 그 사람의 글에 계속 보팅을 해주어 꾸준한 보상을 지급하는 프로젝트가 한 예이다.

출처=스팀잇

▲ 출처=스팀잇

◆ 이율 높지만 코인 본연의 가격 변동성은 ‘여전’

그렇다면 스테이킹 코인은 정말로 유망한 상품일까? 필자는 여기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스테이킹 코인의 이자 보상과 은행 예금이자는 결정적인 차이를 가지고 있다. 바로 스테이킹 코인의 이자 보상이 법정화폐가 아닌 코인으로 지급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코인의 법정화폐 대비 가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한다는 점이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으면서도 스테이킹 코인에 투자할 때 종종 간과하는 사실이다. 아무리 높은 비율의 이자보상이 지급된다고 해도 그 코인의 가격이 점점 내려간다면 코인 개수는 늘어나지만 돈(원화나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은 줄어드는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또 다른 차이는 보상 또는 이자가 생성되는 과정에서의 차이다. 일반적으로 은행에서는 예치된 돈을 대출하여 이자 수입을 벌어들인다. 이때 대출된 돈은 투자든 사업이든 어떠한 생산적인 일에 사용되어 가치를 창출하게 되며, 창출된 가치의 일부가 이자로 환원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위험이 감수되며, 위험도에 따라 이자율도 달라지게 된다. 이러한 사실들은 설명하지 않아도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존하는 대부분의 스테이킹 코인은 그 생성 과정에서 생산적인 활동이 결여되어 있거나 아주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재 스테이킹된 코인의 주된 기여는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하거나 네트워크에서 생산적인 활동을 일으켜 유·무형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시중에 유통되는 토큰 양을 줄이는 것일 뿐이다. 스테이킹 코인이 안정적인 이자율을 지급하는 것도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위험을 아예 감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치가 담보되지 않은 채 발행되는 코인은 결국 그 가치를 잃게 마련이다.

◆ ‘묻지마 이자’ 경계해야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스테이킹 코인 열풍이 광풍으로 바뀌게 되면 높은 이율을 내세우는 스테이킹 코인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2014년에는 연이율이 200% 이상 되는 초고이율 스테이킹 코인들이 잠깐 동안 관심을 끈 적이 있다. 물론 그 코인들이 무슨 특별한 사업을 벌이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다음 사람이 높은 스테이킹률과 높은 이자율을 보고 뛰어들기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 결과 지금 이들 코인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참고로 필자가 알고 있는 한 코인은 750%의 연이율을 내세웠으나 가격이 2000배 하락했다.

스테이킹 코인이 다시 유행을 탄 지금 이번에는 과거와 달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얼마나 스테이킹이 되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스테이킹을 하는지가 중요한, 허황된 보상을 위한 스테이킹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한 스테이킹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잠시 불었다가 사라지는 유행이 아니라 블록체인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는 선구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조재우 한성대학교 교수]

조재우 교수는 한성대학교 사회과학부 스마트도시계획/환경비즈니스 트랙 조교수로 스팀잇을 움직이는 20명의 증인 중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선출된 것으로 유명하다. 석사는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박사는 UC 얼바인(Irvine)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했으며 유학 도중인 2013년부터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기 시작했다. 현재도 스팀잇에서 증인으로 활동 중이며 카카오벤처스에 블록체인의 토큰 이코노미 등과 관련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칼럼에서는 주로 블록체인 산업 또는 정책 발전방안을 논할 예정이다.